'바다가 이상하다' 어선 사고 속출…45년 선장도 "이해 안 돼"
오늘(14일) 새벽 경남 통영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이 침몰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습니다. 배가 뒤집히거나 가라앉는 사고가 이 달에만 벌써 6번째인데, 어민들은 최근 바다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침몰한 배에서 쏟아져나온 잔해물은 너울에 출렁입니다.
그 가운데 몸을 못 가누는 선원이 떠 있습니다.
구조대가 다가갑니다.
[실장님, 보고해주세요. {여기는 통영구조대. 현 시각…}]
오늘 새벽 4시 15분쯤, 통영 욕지도 남쪽 10km 바다에서 139톤급 고깃배가 침몰했습니다.
선원 11명 가운데 1명이 실종됐습니다.
10명을 구조했는데 3명은 끝내 숨졌습니다.
배가 뒤집히고 가라앉는 등 6대 해양사고, 올해 들어 벌써 72건 발생했습니다.
13명이 숨졌습니다.
오래 바다에서 일한 선원들, 최근 몇 년 사이 유독 사고가 잦은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박종택/제주시어선주협회장 : 바람도 이렇게 세게 부는 건 제가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아요. 20~30년 전보다 10배에서 100배라고 판단하면 돼요.]
날씨가 변했다는 겁니다.
45년 경력 선장도 이런 바다는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박종택/제주시어선주협회장 : 전복이라는 것은, 특히 저도 배를 45년 탔어도 이거는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이거든요.]
기후 변화로 바다 환경이 변하면서 돌풍이 늘고 파도는 세졌습니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가까운 바다에선 어류 씨가 말랐습니다.
갈치를 잡으러 나가는 어선입니다. 원래 가까운 바다로 나가는데요.
최근 물이 따뜻해지고 있어서 더 멀리 가야 고기가 잡히고, 고기 상태도 안 좋다고 합니다.
[최진규/제주 삼양동 : 요즘은 거의 적자. 애들 상태도 안 좋고, 양도 없고.]
[박종택/제주시어선주협회장 : 남쪽 고기가 북쪽으로 간다고 해요. 고기가 수온 따라 이동해요.]
어선들은 먹고 살기 위해 더 위험한 먼 바다로 나가야 합니다.
사고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요즘 바다가 이상하다'는 선원들의 말, 우리 모두에게 주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화면제공 통영해경·여수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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