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빨게 생겼네”…‘이것’ 덕분에 먹고 살던 크리에이터들 날벼락

틱톡 지지자들이 미국 워싱턴D.C. 의회 밖에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생계가 위협 당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중국 기업이 소유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미국에서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했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NBC 뉴스에 따르면 소상공인들과 교육 부문 종사자, 활동가 등 틱톡을 사용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틱톡 영상 등을 통해 이번 법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자기 지역구 의원에게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반대 의사를 밝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식물 판매점을 운영하는 브랜던 허스트는 틱톡 덕분에 판매량이 늘어났다면서 “틱톡 금지는 내 사업체를 포함해 많은 영세사업체들의 문을 닫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은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그들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만 해를 미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업체에도 해를 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의회 밖에는 틱톡 퇴출 반대자 수십명이 모여 이번 법안에 반대하기도 했다.

이 중 한명인 금융 교육업 종사자 기기 곤살레스는 화상을 통해 사람들과 접촉하려 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며 지금은 틱톡을 통해 수백만 명에게 닿을 수 있고 이들 다수가 자신의 강의나 책을 산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가장 큰 수입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몬태나에 사는 예술가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헤더 디리코도 틱톡 영상에서 제품 광고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

틱톡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짧은 동영상) 공유 앱으로, 미국에서만 약 1억70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틱톡에 따르면 700만개가 넘는 미국 업체가 틱톡을 통해 제품을 광고하거나 팔고 있다. 수십만명의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틱톡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금융 컨설팅 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발표한 조사를 보면 지난해 틱톡은 영세사업자들에게 147억 달러(약 19조4000억원)의 수입을 가져다줬고,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242억 달러(약 31조9000억원)를 기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만 최소 22만4000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했다고 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에 예속돼 있어 미국 틱톡 사용자의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이날 미국 연방하원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틱톡을 미국 앱스토어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틱톡 금지법안’을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시행에 들어가게 되면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6개월 안에 매각해야 하며, 매각에 실패할 경우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유통이 금지된다.

AFP 통신은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미국의 틱톡 사용자들을 향해 이번 법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추 CEO는 “우리는 우리가 함께 이번 일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여러분의 헌법적 권리를 지켜라.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달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