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조업 화 불렀나… 욕지도서 또 어선침몰 4명 사망·실종

강승우 2024. 3. 1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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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욕지도 해상에서 9명이 사망·실종한 어선 전복 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 만에 비슷한 해역에서 어선 사고가 발생했다.

욕지도 해상에서 잇따라 어선 사고가 발생하자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욕지도 한 주민은 "어제오늘 바다 기상 상황이 썩 좋지는 않았다"며 "100t이 넘는 어선이면 큰 배인데 이런 배가 사고가 난 거라면 조업을 무리하게 한 게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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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해상사고 왜
조업금지 구역서 쌍끌이어선 침수
4명 숨진 ‘옥돔어선 전복’ 닷새 만
총 11명 탑승… 해경, 원인 조사 중
2023년 해양사고 다시 3000건 넘어
전문가 “조업 가능한 구역 태부족
악순환 반복… 어업규제 완화” 지적
해수부, 어선 긴급 안전점검 나서

경남 통영시 욕지도 해상에서 9명이 사망·실종한 어선 전복 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 만에 비슷한 해역에서 어선 사고가 발생했다. 잇단 해양사고 요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 무리한 조업 등이 꼽힌다.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전 4시12분쯤 통영시 욕지도 남쪽 4.6해리(8.3㎞) 해상에서 부산선적 139t 쌍끌이저인망 A호가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통영해경에 접수됐다. 이 신고는 A호와 같이 쌍끌이 조업에 나섰던 B호가 했다. A호에는 한국인 4명, 외국인 7명이 타고 있었는데 현재 한국인 4명이 사망·실종됐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욕지도 남쪽 37해리(68㎞) 해상에서 승선원 9명이 탄 제주 선적 옥돔잡이 20t 어선 C호가 전복돼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해경, 어선 사고자 구조작업 총력 통영해양경찰서 소속 구조대원들이 14일 새벽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8.3㎞ 해상 쌍끌이저인망 어선 침수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통영해경 제공
욕지도 해상에서 잇따라 어선 사고가 발생하자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어민들은 기상 악화에 따른 무리한 조업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욕지도 한 주민은 “어제오늘 바다 기상 상황이 썩 좋지는 않았다”며 “100t이 넘는 어선이면 큰 배인데 이런 배가 사고가 난 거라면 조업을 무리하게 한 게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전문가의 입장은 다르다. 최근 들어 발생한 연이은 사고가 비단 욕지도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석근 제주대 교수(해양생명과학)는 “어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선원의 고령화, 무리한 조업에 따른 피로 누적 등의 원인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업 경영이 악화하면서 오래된 선박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점도 잇단 해양사고의 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특히 어업 규제가 심해 이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트롤어업과 대형쌍끌이어업은 경남 남해군 중심 동경 128도를 기준으로 동쪽 수역인 남해 동부와 동해에서 조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런 어선들이 조업할 곳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이번 사고도 조업 구역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하다 보니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통영해경 조사 결과 A호가 침몰한 구역은 쌍끌이어선의 조업이 금지된 구역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A호가 조업 금지구역에서 조업하다가 사고가 났는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해양사고가 3년 만에 다시 3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2023년 해양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해양사고는 3092건 발생했다. 전년(2863건)보다 229건(8.0%) 증가했다. 어선 사고는 2047건으로 전체 해양사고의 66.2%를 차지한다.

해수부는 최근 어선 사고가 잇따르자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15일부터 20일까지 연근해 어업인 업·단체와 수협 어선안전조업국을 대상으로 봄철 어선안전조업을 지도하고 항구와 포구에 정박한 연근해어선과 낚시어선에 대해 위치발신장치 작동, 구명조끼 착용,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긴급점검한다.

통영·세종=강승우·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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