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뉴스] “농협 직원이 아버지 물건 섞어 팔아”…레드향 농가 울분
[KBS 제주] [앵커]
제주시 서부지역에서 레드향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농협을 상대로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레드향을 자신들이 재배한 물건에 섞어서 판매했다는 건데요.
시청자 제보로 만드는 시청자 뉴스,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시 서부지역의 한 농협 과수유통센터.
지역 농가 30여 곳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이곳을 통해 공동으로 레드향을 판매했습니다.
선별과 포장 작업 등을 거쳐 수수료를 받은 농협은 공판장과 하나로마트, 소매점 등에 판매해 농가에 대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공동선별회'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농협 담당 직원이 자신의 아버지가 수확한 레드향을 공동선별회 물건에 섞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입니다.
[송종걸/레드향 판매 농가 : "담당 직원 아버지 물건은 상인들이 아예 사지 않을 정도로 턱없이 물건이 안좋은 거예요. 그 안좋은 물건을 저희 정상 가격보다 더 높은 kg당 6,200원에 농협에서 매입 형식으로..."]
하지만 물량이 모두 판매돼 물건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
KBS는 내부 자료를 확인해봤습니다.
해당 직원이 지난 1월 10일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레드향 2,695kg을 구입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kg당 6,200원. 1,670만 원 상당입니다.
농가들은 또 거래처에 따라 가격이 많게는 5배 가까이 차이 난다며 담당 직원이 특정 소매업자에게 레드향을 싸게 넘긴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송종걸/레드향 판매 농가 : "공판장 시세가 농가에서 받을 돈이 kg당 8,000원이 넘어가는데 이상하게 중간에 갑자기 5,000원대가 나와요."]
농가는 울분을 토합니다.
[강종국/레드향 판매 농가 : "이렇게 농민을 속이고 한다고 하면 누가 참 농사 애쓰게 지은 거를 이렇게 눈물이 납니다."]
담당 직원은 이에 대해 당시 물량이 급하게 필요해 아버지의 레드향을 농협 차원에서 구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농협에서 사들인 시세도 적정했고, 거래처에 싸게 판매된 건 선과 과정에서 나온 비상품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농협 측은 직원의 아버지가 조합원이어서 물건을 산 건 문제 없고, 시세도 적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물건 상태는 생물이라 좋고 나쁨이 시시각각 변하고, 판매 가격도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동한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농가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고준용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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