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공급 센터 알면서 공습한 이스라엘…피난민 밀집 라파 공격도 임박

이재호 기자 2024. 3. 1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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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 140만 명의 이재민, '인도주의 섬'으로 향하게 할 계획"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가자지구 식량 배급 센터에 공습을 가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140만 명의 팔레스타인 피난민이 밀집한 라파를 공격하기 위해 민간인 이주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각) UNRWA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동부 지역 식량 배급 센터를 공격해 직원 1명이 숨지고 2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직원뿐만 아니라 주민을 포함해 모두 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극소수의 UNRWA 물류 센터 중 하나가 공격 받았는데, 식량이 고갈되고 기아가 만연하며 일부 지역에서 기근 사태가 발생하는 가운데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매일 가자지구 전역에 있는 모든 시설의 좌표를 분쟁 당사자들과 공유한다. 이스라엘군은 어제 이 시설을 포함한 좌표를 받았다"고 말해 이스라엘군이 식량 공급 센터임을 알았음에도 공격을 가한 것을 강조했다.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유엔과 인원, 시설 및 자산은 항상 보호돼야 한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유엔 시설, 호송대 및 인원에 대한 공격은 국제 인도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인데, 이것이 일상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이 식량 공급센터라는 점을 알았음에도 공격했다고 시인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 작전 부대의 테러리스트 하스나를 제거했다"며 해당 기구의 직원인 모하메드 아부 하스나가 하마스의 대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라파에 대한 공격을 실시하기 위해 민간인들을 '인도주의 섬'(humanitarian islands)로 이주시키겠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13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군은 140만 명의 이재민 중 상당수를 라파의 중심부에 있는 '인도주의 섬'으로 향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군 대변인이 섬으로 탈출하는 민간인들에게 임시 주택과 식량, 물을 포함해 생활필수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라파에 대한 공격 및 민간인 대피가 언제 시작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며, 이집트와 협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가자지구의 지상과 지하에서 특별한 작전이 진행 중에 있다. 우리 병력은 가자지구 구석구석에 도달하고 있고, 테러리스트들에게 안전한 장소는 없다"며 "우리(작전이) 지연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우리가 곧 모두(하마스)를 추적하는 것을 보게될 것" 이라고 말해 라파에 대한 군사 작전이 곧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13일 워싱턴 D.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가자지구 사람들의 생존이 위태롭다"며 지속적 휴전 및 인질 석방을 강조했다고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방송은 이어 그가 육상을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이 방해받으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블링컨 장관에게 UNRWA에 대한 EU의 자금 지원 재개 방침을 알렸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보장하고 민간인 보호가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 위협에 대처하는 동안에도 민간인을 보호하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을 우선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가자 시티에서 구호품을 기다리는 민간인들을 공격해 팔레스타인인 6명이 사망하고 8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팔레스타인 3만 1272명이 사망했고 7만 3024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 13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주민들이 구호식량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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