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自欺欺人 <자기기인>

이규화 2024. 3. 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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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 속일 기, 속일 기, 사람 인.

자기기인.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는 사자성어다.

이것이야말로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자기기인이 아니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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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 속일 기, 속일 기, 사람 인. 자기기인.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는 사자성어다. 주자(朱子)의 어록을 모은 '주자어류'(朱子語類)에 나오는 말이다. "남을 속이는 것 역시 자신을 속이는 것인데, 이는 또 자신을 속이는 것이 더욱 심해진 것이다"(欺人亦是自欺,此又是自欺之甚者)라고 했다. 속담에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그 같은 위선과 자기기만을 말한다. 도둑이 종을 훔치려 하는데, 종이 소리 나는 것을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막았다는 엄이도령(掩耳盜鈴)이라는 사자성어와 비슷한 의미다.

지난 13일 국민의힘에서는 한 편의 소극(笑劇)이 연출됐다. 중앙윤리위원회를 열어 비례대표 국회의원 8명을 제명 결의한 것이다. 제명은 엄중한 해당 행위나 법률 위반이 있을 때 하는 것인데, 멀쩡한 의원들을 그것도 8명이나 무더기 제명했다. 사연인즉슨 총선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기호에서 앞 번호(4번 예상)를 받기 위해 국민의미래에 의원들을 꿔주기 위해서다. 비례대표가 당에서 제명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타당에 입당할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15일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윤리위 결의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의 의원 제명과 의원 꿔주기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국민의힘은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 만하다. 민주당도 금명간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 의원 꿔주기 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제명을 하려면 사유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은 어떤 사유를 댈지 모르지만, 국민의힘은 '다른 당에서 활동하기로 했으니 이는 제명 징계에 해당한다'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과 결과가 뒤범벅 된 그야말로 희한한 경우다. 이것이야말로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자기기인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치가 어떤 코미디보다 더 웃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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