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교육비 역대 최대에 의대열풍까지… 특단책 실기 말아야

2024. 3. 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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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27조원을 넘어서면서 또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는 27조1000억원에 달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과계획서'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목표를 2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의대 증원에 따른 '의대 광풍'까지 불고 있어 사교육비는 더 늘어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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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27조원을 넘어서면서 또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는 27조1000억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4.5%(1조2000억원) 증가했다. 1년 사이 학생 수가 7만명 감소했는데도 사교육비 총액은 늘어난 것이다. 초등학교가 12조4000억원, 중학교는 7조2000억원, 고등학교는 7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은 고등학교가 8.2%로 가장 높았다. 7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대학 입시에 민감한 '고등학생'이 사교육비 증가세를 주도한 셈이다. 게다가 계층 간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더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까지 보여 심각성을 더한다. 부모의 월평균 소득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 규모 차이는 약 4배에 달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과계획서'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목표를 2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사교육 카르텔 근절, 공공 입시상담 확대 등의 정책을 떠들썩하게 추진했다. 국민들은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나 하는 듯 사교육비는 또 다시 천장을 뚫었다. 되레 킬러문항 배제 정책이 사교육비를 늘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 출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학원으로 달려간 고등학생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의대 증원에 따른 '의대 광풍'까지 불고 있어 사교육비는 더 늘어날 조짐이다. 결국 학원들만 신났다. 반면 학부모들은 허리가 더 휠 판국이다.

이에따라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하나의 대책이 또 다른 문제를 낳는 풍선효과를 부르면서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더 많은 고심이 필요하다. 원인을 철저히 되짚어보고 특단책을 내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공교육 내실화를 통해 과도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데 총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과열 경쟁을 유발하는 대입제도 개편 등도 동시에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실기하지 말고 중장기적·근본적 대책을 내놓아 '백년대계'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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