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의 덫… 與 여론조사 현역에 유리, 野 정성평가는 비명에 비수
여야 총선 공천이 마무리 국면이다. 국민의힘에선 핵심 친윤(친윤석열계) 24명이 모두 생존한 반면, 일부 비윤(비윤석열)계 의원과 원외 인사들이 대거 고배를 마셨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핵심 친명(친이재명)계 27명이 전원 생존한 반면,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20% 통보'를 받은 비명(비이재명)계 핵심 의원들 10명이 전원 탈락하거나 탈당했다. 여야 모두 자신한 '시스템 공천'에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국민의힘은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원내에서는 정진석(5선)의원과 권성동·권영세·김기현(이상 4선)의원은 각각 6선, 5선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으며, 초·재선에서도 윤한홍·배현진·박수영 의원 등은 단수 공천을 받았다. 대통령실 출신 중에는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과 전희경 전 정무 1비서관,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도 본선에 진출했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과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은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았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경호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도 본선에 진출했다. 이들을 합치면 모두 24명이다.
친윤 핵심 가운데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는 자발적으로 불출마 한 장제원 의원(3선)이다. 중진 중에서도 공천에서 탈락한 건 김영선(5선)·이채익(3선) 두명 정도다.
'시스템 공천'이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국민의힘은 지난 1월 권역별로 현역 의원 심사 평가를 해 하위 10%에 해당하는 의원들은 컷오프 하겠다고 밝혔다. 당무 감사 결과와 당 기여도 등을 반영해 '교체 지수'를 매긴 뒤 하위 10%를 쳐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식 컷오프 된 의원은 없었다. 하위 10% 의원들을 컷오프 하지 않고 '중진 재배치'란 명목으로 지역구를 바꾸게 했기 때문이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15%를 감점,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30%일 경우 20%를 감점 규정도 적용했지만 모두 여유롭게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과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 때문이다. 수도권·충천권 경선은 당원 투표 20%, 일반 국민 여론조사 80%를 반영했는데,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에게 유리하게 적용됐다.
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적용한 영남권 경선도 원외에 있는 신인에게 불리한 구조였다. 현역 의원이 아닌 도전자의 경우는 경선이 시작돼야 당원 명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7인회 소속인 정성호·김영진·김병욱·문진석 의원과 지도부에 속하는 홍익표 원내대표와 정청래·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민형배·김용민 의원 등 친명계 인사 27명 전원이 공천을 받았다.
반면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20% 통보를 받은 비명계 의원들은 전원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탈당했다. 지금까지 하위 통보를 받은 것으로 밝혀진 의원은 전해철·김영주·김한정·박용진·박영순·송갑석·설훈·윤영찬·홍영표·박광온 의원 등 10명이다.
현역 의원 평가에 따른 가·감점 제도가 '비명횡사'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에는 '하위 10%'에 대해서는 감점을 20%에서 30%로 늘렸다. 경선에서 1~2%포인트 차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 것을 감안하면 승부에 결정적일 수 있다.특히 하위에 속한 의원들이 가산점 25%를 받은 여성 신인과 경쟁할 경우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동료의원 평가와 당직자 평가 등 '정성 평가' 항목 비율이 큰 비율을 차지한 것도 비명계 의원들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적용됐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 중에는 0점을 받은 경우까지 있었다.
또 현재 민주당 당원의 절반(약 130만명) 정도가 지난 대선 때 가입해 이들이 확실한 '친명 성향' 성향을 갖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부분 경선이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결정되는 데, 조직표가 친명 도전자들에게 몰리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하위 20%를 통보받고 경선을 치른 한 의원은 "경선 기간 권리당원들이 친명계 후보 쪽으로 상당히 기민하게 움직이는 게 느껴졌고, 좌표찍기를 통한 문자 공세도 보통이 아니었다"며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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