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명, 엔비디아 다음 승자는?…퀄컴에 주목하는 이유[오미주]
올들어 미국 증시는 AI(인공지능)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지난 1월 중순 어닝 시즌이 시작되면서 AI 수요 급증을 언급한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AI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AI 수혜로 실적이 늘었거나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힌 대표적인 기업은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델 테크놀로지스, IBM,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오라클 등이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AI 혁명은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수준에서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결과 현재까지 AI 혁명으로 실적이 급증한 승자는 엔비디아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였다. 델과 기업용 하드웨어 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오라클 등은 이번 실적 발표 때 처음으로 AI 수요에 대해 언급해 향후 실적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번 어닝 시즌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인프라 업체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AI를 실행할 수 있는 클라우드 구축에 필요한 GPU와 서버 등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증가세다. 하지만 클라우드 단계에서의 AI 혁명은 초기를 지나 중기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엣지 AI 시대가 생각만큼 머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AI PC의 경우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PC 제조업체인 HP는 지난달 실적 발표 때 올 하반기에 AI PC에 대해 좀더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도 올 하반기에 AI 전략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인 아밋 다라아나니는 아이폰과 맥 컴퓨터, 아이패드에서 실행 가능한 통합 AI 모델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 등 애플의 하드웨어 기기에서 구동되는 챗GPT 같은 AI 모델을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그널65의 사장이자 슈라우트 리서치의 설립자인 라이언 슈라우트는 최근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퀄컴이 엣지 AI의 지배적인 반도체 공급자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선 엔비디아의 지배적인 입지는 데이터센터와 서버 시장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PC와 스마트폰 반도체시장에는 인텔과 AMD, 퀄컴 등 여러 업체들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엔비디아도 게이밍 및 모바일 그래픽 칩으로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슈라우트는 이 가운데 퀄컴이 엣지 AI에서는 가장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통신 칩에서의 경쟁 우위와 컴퓨팅 아키텍처에 대한 강력한 투자,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쿠다(CUDA)에 필적하는 소프트웨어 발판을 마련하려는 노력 때문이다.
그는 개인용 하드웨어 기기에서의 AI 컴퓨팅은 더 많은 데이터와 대역폭의 소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모뎀과 무선기술 분야에서 퀄컴이 쌓아온 기술력이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고의 무선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퀄컴은 최근 최신 셀룰러 모뎀인 스냅드래곤 X80 5G뿐만 아니라 최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광대역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패스트커넥트 7900 칩을 공개했다. 이 칩은 내년에 최첨단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탑재될 예정이다.
퀄컴은 최근 스냅드래곤 하드웨어에서 AI가 최적화된 최고의 성능 상태로 실행되도록 지원해주는 AI 허브라는 개발자 참여 플랫폼을 도입했다. AI 허브는 퀄컴의 하드웨어 기반에서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PC시장에서는 퀄컴의 점유율이 미미하다. 하지만 슈라우트는 퀄컴이 지난해 10월에 공개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플랫폼이 현재 시판되고 있는 인텔이나 AMD의 칩보다 4배 더 뛰어난 AI 성능을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가 탑재된 노트북은 올 6월에 처음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퀄컴뿐만 아니라 인텔, AMD, 엔비디아, Arm 홀딩스 등은 물론 메모리X나 래빗 같은 소규모 스타트업까지 엣지 AI 칩시장에 뛰어들어 이미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애플은 자사 하드웨어 기기에 직접 설계한 반도체 사용을 확대하고 있어 AI 칩도 직접 만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데이터센터 단계에서의 AI 혁명이 개인용 하드웨어 기기로 확산된다면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이 '슈퍼 사이클'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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