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최전선… 오세훈 설욕전 될까, 민주 텃밭 이어갈까 [총선 격전지를 가다]

서지윤 2024. 3. 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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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울 광진을
오신환 "광진구, 변화 욕구 있다"
동서울터미널 사업 현대화 강조
"진짜 일꾼 대 일꾼 호소인의 대결"
고민정 "4년간 나를 키워준 광진"
다리 부상에도 격의 없는 스킨십
"동북권 메가교통 허브로 만들 것"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오신환 캠프 제공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일대에서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강벨트인 서울 광진을은 2030세대 비율이 높고 호남 출신 인구가 많은 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5선을 지낸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국민의힘 득표율이 더 높게 나오며 정치 지형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평가다. 진보계열인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은 승률을 높이기 위해 민주당 고민정 후보로 후보단일화와 함께 정책연대에 전격 합의했다.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공천을 확정 지었다. 오 시장은 직전 총선에서 고민정 후보에게 근소하게 져 오 후보가 설욕전에 나선 점이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진짜 일꾼 오신환

"이번에는 오신환한테 맡기면 진짜 일을 잘할 것 같다."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 구남초등학교를 지나던 60대 남성은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오 후보는 이날 '36년을 기다렸다! 진짜 일꾼 오신환'이라는 글귀가 쓰인 피켓을 들고 구남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한 학부모가 동서울터미널 지하화 공사와 관련해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하자 오 후보는 "아이들 안전은 당연히 우리가 챙기겠다"며 "판단은 학부모들이 하는 것이다. 지역의 문제는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오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는 광진을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광진을이 더불어민주당세가 강한 험지로 평가되지만 오 후보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오 후보는 "광진구는 민주당이 오랫동안 독식한 지역이라 변화에 대한 욕구가 있다"며 "바닥 민심은 나쁘지 않다. 정치를 오랫동안 한 관악보다는 훨씬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경쟁상대가 현역인 고민정 민주당 후보인 것도 약점이 아닌 기회요인으로 보고 있다. 오 후보는 "고 후보는 이번에도 지하철 2호선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데, 그러면 민주당이 180석이었던 지난 21대 국회 4년 동안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30년 묵은 공약을 아직도 이행하지 못하면서 이번에도 꺼내든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적 동료인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오 후보는 과거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는데, 이 시기 자양4동을 신통기획 사업대상지로 선정하고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정상화했다고 강조한다. 실질적인 변화를 꾀할 지역일꾼으로 능력은 충분히 증명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총선 주요 공약으로 △뚝섬로·자양로 도시철도 신설 △용적률·층수제한 유연화 △동서울터미널 입체개발 등을 내세우고 있다.

광진을의 중도층 청년들 마음을 사로잡을 공약도 준비돼 있다. 오 후보는 청년 공약으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역세권 착한 임대료 청년안심주택 지원 △광진형 공공스터디 카페 조성 △광진 청년을 위한 어학·자격증 응시료 전액지원 확대 등을 제시했다.

고 후보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오 후보는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오 후보는 "정치인들도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떨어진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민과 같이 소통하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 아니냐"며 "이번 선거는 진짜 일꾼 대 일꾼 호소인의 한판 대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벨트 최전선… 오세훈 설욕전 될까, 민주 텃밭 이

■광진 사람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 복귀 축하드린다. 꼭 당선되기를 바란다."

14일 오전 7시30분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강변역 1번출구 앞에서 주민들의 출근길을 배웅했다. '광진 사람'이라 적힌 파란색 패딩을 입은 고 후보는 왼쪽 발에 붕대를 감고도 주민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누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이어갔다. 출근을 하던 한 남성은 발걸음을 멈추고 "국민의힘을 혼내주자. 주변에서도 고 후보를 뽑으라고 설득하고 있다"며 고 후보의 손을 맞잡았다. 이에 고 후보는 "열심히 하겠다. 많이 도와달라"며 한 표를 호소했다.

고 후보는 광진구에 위치한 중마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구의중학교를 다녔다. 그 때문에 고 후보의 총선 슬로건은 '광진이 키운 고민정'이다. 여기다 고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누르고 당선되면서 이번 총선 경쟁상대보다 지역주민들에게 한층 더 친밀도가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고 후보 측은 4년간의 성실한 의정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공약 이행 노력 등도 강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늘 밝은 톤으로 지역구민들과의 격의 없는 스킨십을 통해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구의동에 거주하고 있는 80대 최은식씨는 "지난 총선에서 고민정을 뽑았고, 이번에도 고민정을 뽑을 생각"이라며 "지난 4년간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역구와 주민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고 후보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지역은 화양동이다. 화양동은 1인가구와 2030세대가 많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화양동에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 김모씨는 "원래는 투표를 할 생각이 없었다가 최근 관심을 갖게 됐다"며 "다만 특별히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약을 보고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 후보는 이번 총선 공약으로 동서울터미널 메가복합개발을 제시하고 있다. 수서역 SRT를 강변역까지 연장하고, 2호선 지하화와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연계해 광진구를 동북권 메가교통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고 후보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싸피 강북캠퍼스 유치 및 청년 월세 지원 △KT 첨단업무복합단지 대기업 유치 △복합시설·생활체육공간·녹지공원 조성 등을 내걸었다.

고 후보는 "지난 4년간 저를 키워준 광진 주민들께 보답하고자 광진의 구석구석을 누볐다"며 "21대 국회에서 실천한 광진 발전 마스터플랜을 22대 국회에서 광진 사람인 제가 주민들과 함께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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