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의 마음으로 [슬기로운 기자생활]

장현은 기자 2024. 3. 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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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다.

봄이 다가오고, 최근 나에게도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일이 있었다.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국제부, 문화부 등 각 부서 기자의 출입처별 특성이 매우 다르고, 공부해야 할 분야도 다르다 보니 부서를 옮기는 일이 마치 새로운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 같다는 의미다.

새로운 시작을 맞은 모두의 3월을, 온 맘으로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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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장현은 | 법조팀 기자

봄은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다. 신학년, 신학기와 같은 새출발과 맞물려 3월엔 항상 새출발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 봄이 다가오고, 최근 나에게도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일이 있었다. 바로 부서 이동이다.

“옮길 때마다 매번 이직하는 기분일 거야.”

입사 후 첫 부서 이동을 앞둔 나에게 선배가 이런 경고를 날렸다.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국제부, 문화부 등 각 부서 기자의 출입처별 특성이 매우 다르고, 공부해야 할 분야도 다르다 보니 부서를 옮기는 일이 마치 새로운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 같다는 의미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초부터 나도 고용노동부, 노동조합 등을 담당하는 사회정책부 노동교육팀에서 사회부 법조팀으로 출입처를 옮겼다. 같은 부서 안에서 출입처가 바뀌는 일은 있었지만, 부서를 옮기는 일은 처음이다. 보통 기자들이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며 자신의 전문 분야를 찾아가곤 하는데, 그 이전까지는 많은 저연차 기자들이 대개 1~2년 단위로 출입처를 바꿔가며 새로운 업무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법원을 담당하는 기자로 일주일, 그야말로 수습 기간 같은 시간의 연속이었다. “새 출입처 출근 전날엔 잠도 안 왔다”는 어느 선배의 말처럼 첫 출근날에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설렘은 잠시뿐, 이어지는 건 긴장의 연속이다. 출입처에 새로 등록을 하고, 무수히 많은 업무 파일을 넘겨받았다. 법원 담당 기자가 챙겨야 하는 끝 모를 재판 목록도 함께였다. 팀 선배가 처음 법조팀을 왔을 때 도움을 받았다는 수사와 재판 절차에 관한 책 등도 함께 받았다. 모든 게 처음이라 긴장한 상황 속에 “출입처 한번 옮기면 몇주 동안 주말은 없다고 봐야 한다”던 입사 초 한 선배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실감했다.

출입처에 맞는 근육도 새로 단련해야 한다. 기존에는 노동 정책 현안을 분석하고 노동 약자, 노조와의 소통 능력이 중요했다면, 이곳은 매일 중요한 재판들을 놓치지 않고 그 사건을 제대로 전달하는 역량을 요구하는 듯하다. 어렵고 긴 판결도 짧고 알아듣기 쉽게 정리하고, 독자에게 가깝도록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것도 내 몫이다.

“일정 챙기는 게 복잡해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괜찮다”는 선배 말에 위로를 받으면서도 새로 생긴 자리 한쪽에 ‘가장 쉽게 쓰인 ○○’류의 책들과 서류 더미가 쌓여갈수록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같이 쌓이는 것만 같다.

물론 새로운 출입처 경험은 ‘단절’이 아닌 ‘축적’이다. 앞선 출입처에서의 경험과 취재 노하우가 오늘 더 나은 기사를 쓸 수 있게 할 테고, 이번 출입처에서의 경험이 다음번에 더 전문적인 양질의 기사를 쓸 자양분이 될 터이다. 당장 목표가 있다면, 그동안 관심 있게 보거나 취재 현장에서 몸소 겪었던 노동 현실과 관련된 판결 비평 기사를 많이 써 보고 싶다. 나름대로 ‘축적’의 증명이 될 것이다.

실은 이런 감상을 느끼기에 일주일이란 기간은 너무 짧다. 앞으로 무수히 많이 겪게 될 부서 이동 중 한번을 했을 뿐인데, 어쩌면 유별난 소감이다. 언젠가는 부서 이동이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 익숙해지는 때도 올 것 같지만, 아직은 새로운 게 많다. 시작이 주는 이 긴장감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누구나 처음은 있으니까. 새로운 시작을 맞은 모두의 3월을, 온 맘으로 응원해본다.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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