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통팔달 상주도 '도시체력' 바닥…지자체 55곳 이미 소멸 위험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4. 3. 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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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2072년이 되면 한국의 인구 피라미드가 60세 이상이 두꺼워지는 역삼각형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인구 특성 변화분석을 통한 도시 유형 분류' 보고서를 보면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55곳은 이미 역삼각형 인구 피라미드 상황이 도래했다.

극심한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저출산이 심해지면서 유소년 인구가 크게 줄고 고령인구는 급증해 도시의 체력이 바닥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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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시 인구데이터 분석
유소년 적고 고령층 급증
50년 뒤 출현 예상됐던
역삼각형 피라미드 속출

◆ 국민보고대회 ◆

통계청은 2072년이 되면 한국의 인구 피라미드가 60세 이상이 두꺼워지는 역삼각형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역삼각형은 국가 소멸로 귀결될 수 있는 절망적인 형태다. 통계청은 50년 뒤에 벌어질 일로 전망했지만 저출산에 따른 '디스토피아'는 이미 곳곳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인구 특성 변화분석을 통한 도시 유형 분류' 보고서를 보면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55곳은 이미 역삼각형 인구 피라미드 상황이 도래했다. 연령별 인구구조와 인구이동 변화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극심한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저출산이 심해지면서 유소년 인구가 크게 줄고 고령인구는 급증해 도시의 체력이 바닥난 것이다.

대표적인 '체력고갈도시'는 경북 상주다. 가임기 여성(15~39세)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소멸위험지수가 '소멸 고위험'인 0.2 이하를 기록한 유일한 시 단위 지자체다. 국토 정중앙에 위치해 '사통팔달'의 대명사로 불렸고, 현재 나들목이 6개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곳이다.

그러나 지난 8일 찾은 상주시는 최대 번화가인 상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조차 평일 오후인데도 자동차 경적소리, 웅성이는 백색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과거 '상주 1번지'로 불렸던 구도심 내 삼강당약국골목거리의 상황은 더욱 암울했다. 공인중개사 류 모씨(56)는 "저녁 8시면 모든 매장이 문을 닫아 유령도시로 바뀐다"고 말했다.

결혼 산업도 붕괴 직전이다. 상주 시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예식장을 운영하는 60대 조 모씨는 "외환위기 때도 타격이 없었고 잘될 때는 하루에 30~40커플을 맺어줬는데 이제는 1년에 찾는 부부가 그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대로 가면 상주 같은 체력고갈도시가 2070년 즈음엔 전국화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도시별 인구특성에 맞는 세분화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유혜정 한미연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디스토피아'가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지역별 맞춤형 정책 목표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력확보도시는 인구유출 방지를 목표로 다양한 일자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체력고갈도시는 광역 교통망을 조성해 단일 생활권을 만들어 보는 식이다.

[상주 류영욱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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