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 맞으세요" 실손 빼먹는 병원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4. 3. 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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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비급여(국민건강보험 미적용) 주사 치료를 통해 실손보험금을 무분별하게 청구하는 것에 대해 선제적으로 '소비자 경고'에 나선다.

실제로 매일경제가 대형 7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흥국화재)를 분석한 결과 작년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 지급액은 4755억원으로 전년의 1.9배 수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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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무분별 처방 경고
비급여주사 보험금 2년새 2배
미용목적을 치료로 둔갑시켜
고가 줄기세포도 청구 남발

◆ 의사 파업 ◆

금융감독원이 비급여(국민건강보험 미적용) 주사 치료를 통해 실손보험금을 무분별하게 청구하는 것에 대해 선제적으로 '소비자 경고'에 나선다. 보험사가 보험금 청구와 처방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는지 좀 더 깐깐하게 살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보험금을 이전보다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백옥·태반·마늘주사처럼 미용을 위한 시술을 치료 목적의 다른 주사로 둔갑시키거나, 실질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경미한 상황에 주사치료를 한 후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비급여 주사제 관련 보험금 지급이 2년 새 2배로 치솟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실손보험이 과잉 진료와 의료 쇼핑에 활용돼 보험금 누수와 각종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차단하라는 지시를 실무부서에 전달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비급여 주사제 처방과 관련해 '소비자 경보'를 조만간 발령한다. 금융 소비자들이 그릇된 처방에 편승하면 실손보험금을 아예 못 받을 수 있다는 경고다. 금감원은 비급여 주사제 처방 관련 보험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이 과정에서 보험사기 의혹은 없는지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이 나서는 것은 최근 비급여 주사제 관련 보험금 지급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일경제가 대형 7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흥국화재)를 분석한 결과 작년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 지급액은 4755억원으로 전년의 1.9배 수준에 달했다.

실손보험은 결과적으로 의료계 인기 과 쏠림 현상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의사 재량으로 얼마든지 비싸게 비급여 항목을 책정할 수 있는 데다 손쉬운 진료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실손보험 누수 차단나서

금융감독원 실무 부서는 의료계가 돈벌이를 위해 실손보험을 빌미로 과잉 진료에 나서는 행태에 대해 기민한 대응에 나선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최근 보험 관련 실무 부서에 '매번 사안이 발생한 이후 뒤에서 끌려다니지 말고 문제가 있으면 미리 준비하라'는 당부를 전달했다"며 "실손보험이 의료업계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을 둘러싼 의료계의 과잉 진료 행태는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이 사례 중 하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은 2018년만 해도 보험금 지급 규모가 2552억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9514억원으로 늘어났다.

[유준호 기자 /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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