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말·망언’ 정봉주 공천 취소, 국민 눈높이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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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4일 '발목지뢰 목발 경품' 발언으로 피해 장병 모욕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날 "문제의 심각성을 저도 인지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보도록 하겠다"고 말한 직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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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4일 ‘발목지뢰 목발 경품’ 발언으로 피해 장병 모욕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날 “문제의 심각성을 저도 인지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보도록 하겠다”고 말한 직후다. 전날 “잘못했지만 사과드렸고 아주 많은 세월이 지났다”고 했던 것과 달라진 태도다. 뒤늦게나마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민심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애초 그런 식으로 감쌀 일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정 후보는 2017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디엠지(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디엠지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한 사실이 최근 다시 회자됐다. 비무장지대 수색 작전 도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발목을 잃은 우리 군 장병들을 모욕한 ‘망언’이란 비판이 커진 건 당연하다. 이를 미리 걸러내지 못하고 경선 자격을 준 민주당의 공천 관리 시스템도 문제다.
정 후보는 지난 13일 “과거 발언 직후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삭제했다”며 재차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다친 장병들은 사과받지 못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정 후보는 14일 “목함지뢰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 당시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에게 유선으로 사과드렸고, 다른 장병 2명은 연락처를 못 구해 팟캐스트 방송에서 공개 사과했다”고 추가 해명을 내놨다. 사석에서라도 결코 해선 안 될 막말·망언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팟캐스트에서 함부로 내뱉고는 공천이 걸리자 조금씩 떠밀리듯 사과하는 모양새다. 정 후보는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며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했다.
이후로도 정 후보의 어떤 막말 전력이 또 터져나올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날 민주당의 대처는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그간 망언·막말 파문이 총선 판도를 뒤흔든 전례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발언 자체도 문제지만 정당이 제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민심 이반으로 이어진 경우가 대다수였다. 당대표가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보겠다고 했으니 어떤 결론을 내릴지 온 국민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이었다. “국민 눈높이”를 거론해놓고 유야무야 면죄부를 주는 식이어선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더욱 엄정한 자세를 견지하며 민심에 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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