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함에 사무실 만들어주세요"… 트럭 맞춤제작 시대
뼈대와 운전석만으로 구성
소비자가 사용 용도에 맞춰
내부 구성·디자인 주문
상반기 중 사양·가격 공개
카고·냉동 모델 우선 판매
'냉동·냉장 칸 크기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택배차, 움직이는 사무 공간을 탑재한 트럭, 식품과 일반 택배를 동시 배달할 수 있는 운반차…'.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발' 역할을 해 온 현대자동차 소형 트럭이 한 번 더 진화했다. 현대차는 판매 품목이나 사업 성격에 따라 소비자 요구대로 적재함 구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의 소형 전기트럭을 처음 선보였다. 전동화 시대에 큰 비중을 차지할 소형 상용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14일 새로운 상업용 소형 전기트럭인 'ST1' 디자인을 처음 공개했다.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데 목적을 둔 만큼 현대차는 이를 '비즈니스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ST1은 차량 뼈대와 운전석만으로 구성된 차를 기반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적재함을 디자인할 수 있는 신개념 트럭이다.
환자 구급 조치와 혈액 운반이 동시에 가능한 소방서 다목적 구조 차량, 보안 서류를 운반하면서 동시에 업무를 볼 수 있는 경찰서 멀티 차량 등 공공기관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도 다양하다.
지금까지 가장 대중적으로 보급된 상용 트럭인 현대차 1t 트럭 '포터'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그대로 소비자가 사용해야 했다. 반면 ST1은 첫 구매 시점에 맞춤형으로 내부를 마음대로 디자인해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ST1은 '서비스 타입1(Service Type1)'의 약자다. ST는 다양한 서비스와 사용법을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뜻하며 숫자 1은 그중 첫 번째 모델임을 의미한다.
ST1 외장 디자인은 상업용 차인 만큼 안전성과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충돌 안전에 강한 세미 보닛 타입으로 만들어졌다. 세미 보닛 타입은 보닛 절반이 운전석보다 앞으로 돌출된 형태를 말한다. 차체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충돌 공간을 확보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다.
ST1는 짐을 실을 수 있는 지상고를 낮춰 적재함 용량을 극대화했다. 지하주차장으로 좀 더 쉽게 진입할 수 있다. 또 작업자가 적재함을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ST1은 카고와 카고 냉동 모델이 먼저 개발됐다. 카고와 카고 냉동 모델은 섀시캡에 각각 일반 적재함과 냉동 적재함을 장착해 물류·배송 사업에 특화된 차다.
생산 체계도 기존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소품종 대량 생산이었던 포터와 달리 ST1은 고객 맞춤형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가 가동될 계획이다.
현대차가 맞춤형 소형 전기트럭 개발에 나선 건 일반 고객부터 대형 운송 사업자까지 다양한 고객에게 대응한 미래형 모빌리티를 만들겠다는 전략에서다.
소비자 입장에선 비즈니스 유형에 맞게 최적화 모델을 골라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ST1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목적기반차량(PBV) 사업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휴식, 물류, 상업, 의료 등 개인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미래형 모빌리티 비전의 일환이다.
현대차는 ST1 개발 초기부터 국내 주요 유통 기업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실제 고객의 요구를 차량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 단계 샘플 차량을 고객 사업에 투입해 보면서 물류와 배송 사업에 가장 적합한 맞춤형 차량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ST1은 다채로운 확장 가능성을 지닌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물류와 배송 사업에 최적화된 차량을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용도에 맞춘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는 만큼 많은 고객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 ST1 주요 사양, 제원, 가격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ST1의 카고와 카고 냉동 모델을 국내에서 먼저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 배기가스 규제 등으로 포터를 수출하고 있지 않은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할 전망이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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