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시달리던 10대 성소수자 죽음의 이유는… 미국 사회도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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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클라호마주(州)에서 동급생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숨진 16세 성소수자 학생 넥스 베네딕트의 죽음이 미국 사회에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바이너리(non-binary·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였던 베네딕트가 교내 폭력에 시달리다 죽음으로 치닫는 동안 학교는 물론 보수적인 지역사회가 성소수자 차별에 눈을 감고 있었던 정황들이 확인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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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성 정체성 때문에 1년간 따돌림"
연방 교육부, 학교 대처 여부 조사 나서
미 전역서 인권단체 집회… 백악관도 성명
미국 오클라호마주(州)에서 동급생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숨진 16세 성소수자 학생 넥스 베네딕트의 죽음이 미국 사회에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바이너리(non-binary·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였던 베네딕트가 교내 폭력에 시달리다 죽음으로 치닫는 동안 학교는 물론 보수적인 지역사회가 성소수자 차별에 눈을 감고 있었던 정황들이 확인되면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 당국은 부검을 통해 조사한 결과 베네딕트의 사인은 약물 복용에 의한 자살이라고 이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베네딕트의 시신에선 우울증 치료제 성분 등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오와소고에 다니던 베네딕트는 지난달 7일 자신의 옷차림 등 성 정체성을 조롱하던 동급생 3명과 화장실에서 다투다 정신을 잃을 때까지 폭행당했다. 베네딕트는 이 사건 직후 병원에 다녀온 뒤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고, 다음 날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유족 측은 베네딕트가 지난 1년간 성 정체성 때문에 학교에서 괴롭힘과 따돌림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를 극단으로 몰고 간 데엔 차별과 혐오, 그리고 이를 방치한 학교 측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현재 연방 교육부가 학교 측이 베네딕트를 둘러싼 폭력 행위 등에 제대로 대처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베네딕트의 죽음은 미국 사회에서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CNN 방송은 그의 죽음 이후 오클라호마주 내 청소년 성소수자 자살 예방 단체에 걸려온 위기 상담 전화량이 2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휴먼라이츠캠페인(HRC)을 비롯해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LGBTQ) 인권단체들은 학교 등 오클라호마주 전반에 걸친 차별과 폭력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담화를 통해 "상처받고 두려워하고 있는 LGBTQ 청소년들이여, 조 바이든 대통령과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모든 청소년은 학교에서 안전함과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클라호마주는 미국 내에서도 성소수자 권리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논바이너리 등 중립 성별을 표기한 신분증 사용 금지는 당연하고,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와 같은 의료 행위조차 금지하고 있다. '타고난' 생물학적 성별에 맞지 않는 화장실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오클라호마주 교육감 라이언 월터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베네딕트 죽음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인권단체들의 요구에 대해 "우리 주를 파괴하기 위해 멈추지 않는 급진 좌파들의 표준적인 전술"이라고 일축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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