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야욕' 푸틴, 스탈린 30년집권 넘는다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3.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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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관식이나 다름없는 러시아 대선이 15일(현지시간)에 시작된다.

이번 대선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다.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야 나발나야는 러시아인들에게 17일 정오 투표소에 나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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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사흘간 러시아 대선
우크라이나 점령지 4개주 포함
지지율 80%대로 당선 확실시
2030년도 출마 가능하게 개헌
사실상 '종신집권' 할 수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관식이나 다름없는 러시아 대선이 15일(현지시간)에 시작된다. '현대판 차르(황제)'로 불리는 그는 80%가 넘는 지지율로 사실상 5선이 확정된 분위기다.

푸틴 대통령은 총리 시절을 포함해 24년째 집권하고 있다.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집권 기간을 연장하게 되며,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기록(29년)을 넘어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현직 대통령에 한해 대통령직 수행 횟수를 백지화하는 개헌을 단행해 2030년 대선까지 출마할 길을 열어뒀다. 이론적으로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종신 집권이나 마찬가지다.

이 경우 그의 재임 기간은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34년)를 넘어서게 되며, 러시아제국 초대 황제인 표트르 대제(43년)만이 그보다 오래 집권한 인물로 남게 된다.

다른 후보들은 들러리 수준이다. 지난 11일 친정부 성향 여론조사센터 브치옴의 조사 결과, 푸틴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82%에 달했다.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새로운사람들당), 레오니트 슬루츠키(러시아 자유민주당), 니콜라이 하리토노프(러시아 공산당) 등 출마한 다른 3명의 후보는 모두 5∼6%에 그쳤다. 앞서 보리스 나데즈딘 등 반정부 성향 인사들은 후보 등록 자체가 거부됐다.

이번 대선의 관건은 '얼마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되느냐'다. 실제로 80%대 득표율이 나온다면 이는 2018년 득표율(76.7%)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 된다.

하지만 결과가 뻔한 선거인 탓에 투표율이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이번 선거는 러시아 대선으로서는 최초로 온라인 투표가 도입된 것이 특징인데, 외부에서 사이트에 접속해 디지털 코드로 신원을 확인하고 원격으로 투표할 수 있다. 온라인 투표가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선거 감시가 어려워 조작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도네츠크 등 러시아가 통제하는 점령지에서 시행한 사전투표의 경우 비밀 투표가 보장되지 않는 등 부실 관리가 논란이 됐다. 선거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투명한 투표함을 들고 가정집을 방문했을 때 군인들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접지도 않고 투표함에 넣는 사진 등이 공개된 것이다.

이번 대선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다.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높은 득표율이 필요하다.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은 군인들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는데, 이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투표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반정부 시위가 예고돼 있다.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야 나발나야는 러시아인들에게 17일 정오 투표소에 나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이번 대선은 러시아 본토뿐만 아니라 임차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 2022년 러시아가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서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유권자는 18세 이상 러시아인으로 약 1억1230만명에 이른다.

한편 13일 우크라이나는 대선을 앞둔 러시아 내 정유 시설 등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단행했다. 민병대의 월경 침투 공격도 병행하며 파상 공세를 벌였다. 미국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내 주요 정유공장 4곳에 드론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 방공군이 핀란드와 접경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까지 비행한 일부 드론을 포함해 58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파괴했다며 공습 사실을 확인했다.

우크라이나는 하루 전날에도 러시아 중부 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 등 여러 지역에 총 25대의 드론 공격을 가했다. CNN은 우크라이나의 이번 파상 공세가 러시아 내륙 석유 시설 파괴뿐 아니라 대선 기간 러시아인들에게 전쟁의 영향을 각인시키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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