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서 2~3인 몫 거뜬히 해낸 의료로봇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4. 3. 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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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개발된 협동로봇이 의료 현장에 투입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지난 12일 구병원에서 진행된 복강경 담낭 절제 수술에 투입된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기반으로 의료기기 전문 SI 기업 '이롭'과 진상록 부산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공동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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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협동 의료로봇 첫 수술 성공
복강경 담낭 절제수술 진행
환부 찾는 탐색 카메라 역할
내시경 비추던 의료진 대체
정교하고 시간도 크게 절약
집도 담당한 구자일 병원장
"나혼자 수술 들어가도 될 듯"
최근 대구 구병원에서 진행된 담낭 절제 수술 현장에서 활용된 두산로보틱스의 '복강경 수술 보조 솔루션'. 두산로보틱스

국내 기술로 개발된 협동로봇이 의료 현장에 투입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두산로보틱스는 대구 구병원이 협동로봇을 활용한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을 활용해 담낭 절제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수술을 집도한 구자일 구병원 원장은 "정교하면서도 안전한 수술이 가능했고, 특별한 예후 없이 환자를 퇴원시킬 수 있었다"며 "혼자서 수술방에 들어가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협동로봇에 내시경 카메라를 탑재한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이 수술 현장에 직접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원장은 솔루션을 호평하며 "보통 전공의나 의사보조자(PA) 간호사가 수술 때 장시간 내시경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하는 데다 로봇만큼 정교하게 환부를 비추기 어렵다"며 "두산로보틱스 솔루션으로 환부를 정밀하고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 조수 없이도 수술이 가능하다고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기존에 2~3명에 달하던 수술보조 인력을 줄일 수 있어 의료 현장의 노동 강도를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구병원에서 진행된 복강경 담낭 절제 수술에 투입된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기반으로 의료기기 전문 SI 기업 '이롭'과 진상록 부산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공동 개발했다. 10㎜ 내시경 카메라가 탑재돼 있으며, 협동로봇 6개의 각 축에 조인트 토크 센서가 설치돼 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수술 동선 최적화가 가능하며 조이스틱으로 쉽게 카메라의 상하좌우 이동, 화면 확대 및 축소도 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8000만~1억원으로, 보통 수십억 원에 달하는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사의 수술용 로봇 '다빈치' 모델에 비해 저렴하다.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의 장점은 정교함과 편리함이다. 이번에 솔루션이 활용된 복강경 담낭 절제 수술은 10㎜ 내시경 카메라를 배꼽을 통해 복강에 삽입한 후 수술도구를 조작하며 담낭을 제거하는 것이다. 피부를 1㎝가량 절개해 수술도구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투관침을 삽입하고, 3~4개 절개 부위로 외부에서 몸 안을 관찰 가능한 영상장치와 도구를 투입해 수술을 진행한다.

의료인인 수술보조자가 조작하는 내시경 카메라를 따라 의사가 수술 행위를 하는 구조다. 구 원장에 따르면 솔루션을 활용할 시 수술을 진행하는 의사가 보조자 없이도 직접 환부를 파악해 절제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성능을 보인다. 환부를 카메라로 비추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도 인력 대비 크게 절감된다는 평이다. 구 원장은 "수술보조자가 카메라로 이리저리 환부를 찾을 때 잘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솔루션으로 섬세한 조작이 가능해 수술이 많이 편리해지고 시간도 단축됐다. 앞으로 대장암, 직장 탈출 같은 고난도 수술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이 성공적 결과를 거둔 데 따라 향후 의료 현장에서 본격적인 상용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두산로보틱스와 이롭은 협동로봇을 활용한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을 대구 구병원과 서울 민경원 등에 공급했으며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이 의료 현장에서 활용된 첫 사례"라며 "앞으로 협동로봇이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됨으로써 작업 효율을 높이고 의료 인력의 노동 강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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