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틱톡 죽이기

박만원 기자(wonny@mk.co.kr) 2024. 3. 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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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에서 섬광이 터지며 불꽃놀이인지 전쟁인지 모를 장면이 펼쳐진다.

영상을 올린 틱톡 계정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틱톡에 범람하는 '친하마스·반이스라엘' 콘텐츠 중 하나일 뿐이다.

작년부터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매의 눈으로 주시하던 미국 하원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하마스에 동조하는 콘텐츠가 급증하자 결국 초강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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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에서 섬광이 터지며 불꽃놀이인지 전쟁인지 모를 장면이 펼쳐진다. 영상을 올린 틱톡 계정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가짜뉴스였다. 해당 장면은 알제리에서 축구 우승을 기념해 벌인 불꽃놀이로 드러났다.

이는 틱톡에 범람하는 '친하마스·반이스라엘' 콘텐츠 중 하나일 뿐이다. 작년부터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매의 눈으로 주시하던 미국 하원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하마스에 동조하는 콘텐츠가 급증하자 결국 초강수를 뒀다. 미국에서 틱톡을 퇴출시키는 법안을 13일(현지시간) 압도적 찬성으로 처리한 것이다. 상원에서도 법안이 통과되면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6개월 안에 틱톡의 사업권을 매각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미국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미 의회가 특정 외국 기업을 콕 집어 퇴출 법안까지 만든 것은 1억70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틱톡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중국 정부로 넘어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반간첩법을 개정해 민간기업과 개인이 정부의 정보 수집 활동에 반드시 협조하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알고리즘을 조작하면 틱톡이 중국의 정치적 선전 도구가 될 거라는 우려도 있다. 이미 인도 영국 프랑스 호주 등은 공공기관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반전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 소셜미디어를 차단한 원조가 중국이라는 사실이다. 2009년 우루무치에서 소수민족 유혈사태가 발생하자 중국은 반체제 인사들이 시위를 조장하는 글을 올렸다며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다. 그 뒤로 지금까지 중국 내에선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에도 접속할 수 없다. 중국은 유해 콘텐츠를 차단해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틱톡 금지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미국의 틱톡 퇴출 법안에 대해 "증거 없이 중국 기업을 괴롭힌다"는 중국 주장이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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