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국 연내 3회 금리인하...韓 경기호재”
물가 안정기 진입 리스크 남아
“통화 긴축 기조 이어갈 것”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인하할 경우 글로벌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실물경제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금융 측면에서는 달러화 (평가) 절하, 신용과 기간 스프레드 축소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미국의 총수요 확대와 금융상황 완화를 통해 글로벌 경제를 개선시킬 것으로 보이며, 특히 신흥국의 수출입을 중심으로 글로벌 교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은은 시장에서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중립적인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연준 점도표에는 올해 말까지 각 25bp, 3회 정도의 인하를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경제전망 기준 정책금리 중간값은 2.9% 수준이다.
한은은 금리 인하로 인한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국내에서도 환율 등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경제 긴축 정도가 완화될 경우 글로벌 포트폴리오 자금이 유입되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줄어든다”며 “외환 부문의 우려가 경감되면서 통화정책이 대내 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통화정책의 완화 전환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과 디레버리징 과정을 저해할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가계대출 동향의 주요 특징 및 향후 여건 평가’ 자료에선 지난해 금융권 가계대출은 11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증가율은 0.7%로 감소세로 돌아섰던 2022년을 제외하면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매매 거래량이 과거 평균을 밑돌았음에도, 주담대의 증가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출 규제 완화로 차주별 대출한도가 크게 확대된 데다 주택구입시 주담대를 통한 자금조달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반면 전세대출, 신용대출,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은 향후 주택시장 여건에 대해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있어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금융 여건 완화 기대, 일부 지역 개발 호재, 수도권 입주 물량 축소 등은 주택시장 회복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수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은 주택 매수 심리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정책금융 상품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자,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중단하고 서민·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등 정책금융 공급을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주택도시기금의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을 추가로 출시하면서 공급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융권 가계대출은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완만하게나마 하락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물가와 관련해선 “물가 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할 리스크가 남아있다”며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가 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 증가와 위험 쏠림 시그널을 제공할 위험에 유념해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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