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의 창] 아이 낳도록 장려하는 기업에 투자하자

2024. 3. 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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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 사회는 비상이다.

우선 그것은 출산장려금, 남성 육아휴직 제도, 사내 돌봄센터 운영 등 저출산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이러한 투자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더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직원들의 출산 장려를 위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이 임팩트 투자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많은 선진국들이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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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기여 목표로 두는
'임팩트 투자' 저출생도 적용
출산 지원기업 투자 장려하고
지방 활성화 해법 가능하다

저출산·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 사회는 비상이다. 오죽하면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이대로 간다면 한국이 지구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경고를 했을까. 각종 정부 정책, 기업에서 주는 인센티브가 연일 쏟아져 나온다. 정부는 약 380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고 기업에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에 맞추어 건설회사 부영은 직원 자녀들에게 출산장려금 1억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강릉의 한 리조트 업체도 유사한 정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밝지 않다. 출산율을 높이려는 많은 정책과 지원이 실패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방안이 없을까.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가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임팩트 투자란 기업이나 펀드가 자본을 투자할 때 금융적 수익과 더불어 사회와 환경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과거엔 투자 시 수익만을 최대 목표로 삼았고, 사회 기여는 별도로 복지 활동이나 ESG 활동 등을 통해 수행했다. 그러나 임팩트 투자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안이다. 즉 수익을 추구함에 있어 사회나 환경에 대한 기여를 목표로 둔다는 것이다.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사회문제를 임팩트 투자를 통해서 해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선 그것은 출산장려금, 남성 육아휴직 제도, 사내 돌봄센터 운영 등 저출산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얘기다. 투자를 통해 수익을 기대하지만 동시에 사회문제 해결에 일조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부영이나 강릉의 리조트 업체 같은 곳에 투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투자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더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직원들의 출산 장려를 위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임팩트 투자는 세계적으로 대개 환경, 기후, 노동, 인권 등 지구적인 관심을 받는 사회문제에 치중돼 왔다. 한국이 새로 시험해볼 수 있는 것이 저출산 해결을 위한 임팩트 투자다.

다양한 구체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출산 문제를 도시화 문제와 연결 짓는 것이다. 많은 연구에서도 밝혀졌듯이 저출산은 도시 문제와 밀접하다. 즉 대도시 밀집으로 집값이 올라가고 삶의 질이 떨어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도시화로 지방이 소멸되며 역시 출산율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도시 집중을 막고 지방을 활성화해 출산율을 제고할 수는 없을까. 이런 논의를 위해 오는 4월 24~25일 한양대에서 차세대 임팩트 포럼(Next Impact Forum)이 열린다. 세계적 석학들이 임팩트 투자의 역할이나 글로벌 추세에 관해 논의하고 글로벌 기업과 포스코, SK 등 한국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다.

청년세대도 자신들의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다. 이들은 대전이라는 도시를 사례로 청년들이 행복하게 일하고 가족을 구성해 살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조건을 형성해야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고 봤다. 도시재생, 주거 환경, 스마트시티 건설 등 분야의 스타트업과 기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로 지방을 살리고 출산율 제고를 이루는 도시의 이상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 이 그림을 채울 구체적인 기업까지 제시하면서 미래를 설계한다.

이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이유는 자명하다. 가장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이 임팩트 투자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많은 선진국들이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참석자들은 한국이 과연 장래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인지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다.

[손지애 이화여대 초빙교수·외교부 문화협력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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