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한방 노리는 ‘새 주류’ MZ 개미들, 애플의 2배 쏟아부은 주식은

홍준기 기자 2024. 3. 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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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투자 전문가들 “젊은 투자자일수록 장기적 관점에서 정기적 투자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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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33세 투자자 마르코 수스틱씨는 지난해 매월 테슬라 주식을 매수했다. 작년 말에는 보유한 테슬라 주식이 2022년 말의 두 배 수준까지 불었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어떤 경쟁 업체도 테슬라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주가가 폭등(explode)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미국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사이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속에 투자 지형이 바뀌고 있다. MZ세대 투자자들이 고수익 ‘한방’을 노리고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는 고위험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이 되고, 미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를 추종해 안정적이라던 상장지수펀드(ETF) ‘SPDR S&P500′이 왕좌에서 내려와 2위로 내려앉은 것도 이 같은 영향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 해석이다. 독립 리서치 기업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증시 개인 투자자는 작년 한 해 동안 테슬라 주식을 48억달러 순매수했는데, SPDR S&P500(38억8600만달러)보다 9억달러 이상 더 많이 투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반다 리서치의 지아코모 피에란토니 데이터 총괄은 WEEKLY BIZ에 “젊은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서 20년 전 애플과 같은 주식을 찾아내 빨리 부를 쌓고 싶어한다”고 했다. 20년 전 주가보다 888배 수준(배당금 수익까지 고려) 오른 애플과 같은 종목을 찾아나선다는 것이다.

◇MZ세대의 투자법

MZ세대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쏠림이 확연하다. 일상 속에서 빅테크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많이 쓰고, 이들 기업의 성장성을 믿기 때문이다.디지털 자산 전문 취급 업체 에이펙스클리어링이 미국 내 증권 계좌 180만개를 조사한 결과, 밀레니얼(M) 세대 포트폴리오에서 테슬라 비율은 20.4%로 2위 애플(10.9%)의 2배 수준이었다. Z세대도 테슬라(17.9%)가 1위였다.

지아코모 피에란토니 반다리서치 데이터총괄/반다리서치

MZ세대가 전체 투자자 가운데 주축을 이루면서 테크 기업 중에서도 테슬라를 골라내 투자하는 비율이 늘어난다는 해석이다. 반다 리서치가 WEEKLY BIZ에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 애플(5억7400만달러), 알파벳(구글·3억64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억800만달러) 순매수 규모는 테슬라(28억82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결국 젊은 세대 투자자일수록 빅테크 중에서도 미래를 더 혁신적으로 바꿔놓을 기업을 예상해 크게 베팅하는 경향이 짙다는 해석이다. 피에란토니 총괄은 “테슬라는 자율 주행 기술로 전체 택시 시장을 장악하거나, 혁신적인 로봇을 개발해 해당 시장을 휩쓸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기업”이라며 “투자자들은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도 성장할 것은 알지만, 테슬라처럼 혁명적인 변화의 주역이 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인공지능(AI)이 조명받으며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 1월 반도체 기업 AMD(21억2000만달러)가 나스닥100 지수 ETF(인베스코 QQQ)를 밀어내고 개인 투자자 순매수 3위로 올라섰다. 엔비디아(11억2900만달러)가 순매수 5위다. 피에란토니 총괄은 “‘AI가 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 AI 프록시(Proxy·대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와 같은 비상장 기업에는 투자를 할 수 없으니 AI 산업 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반도체 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FOMO 이겨내고 버핏 조언 따라야

MZ세대는 ‘포모(Fear Of Missing Out·상승장에서 나 홀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 심리’ 때문에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5월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국 젊은 투자자의 상당수는 “나만 상승장을 놓치고 있다”는 불안 심리 때문에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다. 중국 Z세대의 66%가 FOMO 심리 때문에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고 했고, 영국(55%)과 미국(50%)의 Z세대에서도 FOMO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는 물가’ 때문에 주식 투자에 나선 미국 MZ세대도 많았다. 금융 정보 업체 뱅크레이트가 지난해 미국 성인 3676명을 조사했는데 M세대 10명 중 7명(68%), Z세대 10명 중 9명(87%)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주식 거래를 했다”고 답했다.

제임스 에인절 조지타운대 금융학과 교수

하지만 투자 대박의 꿈을 꾸며 한두 종목에 투자금을 ‘몰빵 투자(한 자산에 집중해서 투자)’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대표지수 펀드에 투자하라는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조언을 따르라”고 말한다. 뱅크레이트의 제임스 로열 애널리스트는 WEEKLY BIZ에 “젊은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으며, 가장 적합한 투자처가 S&P500 ETF”라며 “미국에서 가장 탄탄한 기업들에 투자해 연평균 10% 정도 수익률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임스 에인절 조지타운대 금융학과 교수도 “전체 시장을 아우르는 대표지수 ETF를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개별 기업 주식을 골라내 투자하려고 할 때 ‘다른 시장 참여자들이 모르는 나만 아는 정보가 있는가’라고 꼭 반문해보라”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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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시 첸 비트겟 글로벌 마케팅 총괄/링크드인
@WEEKLY BIZ 온라인 독자를 위한 전문가의 투자 조언
“금융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은 ETF(상장지수펀드) 포트폴리오를 선택합니다. 반대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는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개별 주식을 삽니다. 밈 주식에 대한 투자, 전기자동차 관련 주 투자, 인공지능과 관련된 스몰캡(소형주) 투자, 가상화폐에 대한 단기 투기 등으로 유행은 계속 바뀝니다.” (반다리서치 지아코모 피에란토니 반다리서치 데이터총괄)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 연간 10% 정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지수가 미국에서도 가장 건실한 수백개 기업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가 개별 기업 상황에 대해 ‘리서치’를 할 필요가 없지요. 중요한 건 투자자가 좋은 ETF를 잘 골라서 계속 보유하면서 ‘장기 수익’을 누리는 것입니다.” (제임스 로열 뱅크레이트 애널리스트)

“나는 단기적인 ‘투기’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이 내일이나 다음 주에 어디로 몰려들지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 재미를 쫓는다면 단기 투자를 하세요, 다만 당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도박을 하지 않기 만을 빕니다. 주가의 고점과 저점을 맞추려고 하지 마세요. 대체로 틀리거든요. 너무나 많은 개인 투자자가 주가가 오를만큼 오른 상태에서 매수했다가, 주가가 하락하면 팔아버리곤 합니다.” (제임스 에인절 조지타운대 교수)

“(가상화폐 투자에 있어서) 초보자들은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가상화폐는 매우 복잡한 금융 투자 수단입니다.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돈을 잃기가 쉽습니다. 당신이 젊으니까 실수를 하고도 이를 극복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금융 역량과 지식에 맞춰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정말 정말 중요하답니다.” (그레이시 첸 비트겟 글로벌 마케팅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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