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넥타이 맨 尹, 호남에 애정공세…5.18 기념식 참석도 강조

박종진 기자, 안채원 기자 2024. 3. 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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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무안=뉴스1) 김태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제공) 2024.3.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무안=뉴스1) 김태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행사인 민생토론회가 호남에서 처음 열렸다. 윤 대통령은 교통 인프라 구축과 우주 발사체 분야 같은 첨단산업 육성 정책 등도 다양하게 내놨지만 호남에 대한 애정을 말 그대로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14일 전남 무안 전남도청에서 열린 스무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저는 선거 때부터 호남이 잘돼야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며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까지 인용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정신으로 우리 정부도 전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넥타이부터 달랐다. 친환경 전남을 상징하는 녹색으로 착용했다. 과거 검사시절 광주 근무 경험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2003년에서 2005년까지 광주에 근무하면서 주말이면 호남지역 전체를 많이 둘러보고 살폈다. 그리고 많이 정도 들었다"며 "2005년에 제가 광주에서 떠날때 대표로 전별사를 했는데 전별사를 다 읽지 못할 정도로 호남에 많은 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각별하게 기리고 있는 점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2023년 2년 연속 5.18 기념식에 모든 정부 구성원들과 함께 참석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5.18 망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구) 등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영록 전남지사도 한껏 추켜세웠다. 김 지사는 여론조사업체의 지방자치단체장 평가 등에서 좋은 지표를 보여왔다. 김 지사는 지난달 27일 열렸던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지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토론회에서 김 지사를 향해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이라고 표현하면서 "김영록 지사는 광역지방정부 업무평가에서 연속 1위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중앙과 전남의 협력체계가 더더욱 아주 공고하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 대한 특유의 '깨알 지식'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20여년전 광주 근무할 때 매주 서울은 안 가고 이 지역을 쭉 시·군 안 간데 없이 여러차례 주말이면 돌아다녔습니다만은 이제 서울 왔다가 월요일에 내려오게 되면 아침에 비행기를 타고 송정공항에 내리게 되는데 송정공항이 안개가 많이 낀다"며 "그래서 비행기가 착륙할 수 없으니까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장이 전남 해안으로 해서 이렇게 한바퀴 돌다보면 30분 지나서 해가 좀 뜨고 안개가 걷히면 내려가고는 했다. 정말 저는 그 항공기에서 전남의 아름다운 해안을 볼 때마다 이 전남이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지역이라는 생각을 아주 강하게 갖게 됐다"고 밝혔다. 관광·문화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무안=뉴스1) 김태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제공) 2024.3.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무안=뉴스1) 김태성 기자

또 윤 대통령은 "이렇게 멋진 자연환경에 문화에 (발달된) 음식(문화)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제가 여기 발령 받을 때도 주변 사람들이 안 그래도 체중 많이 나가는데 체중 관리 좀 잘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직업 정치인으로 여의도에 머물러 온 게 아니라 검사 시절 전국 각지에서 살면서 근무한 까닭에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울산 민생토론회 때는 KTX 울산역과 도심의 연결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예전에 택시를 탔을 때 냈던 요금 액수까지 정확히 기억해 말하면서 "택시비가 많이 든다"고 했다.

대구에서는 물 문제를 다루다가 동네별로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다르다는 점을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구 근무 시절에) 관사는 수성구에 있는데 아침에 샤워하면 그 청도 운문댐 물이 오기 때문에 시원하고 아주 좋다"며 "그런데 서부청(대구지검 서부지청)에 근무하는 친구들 관사에 가서 세수를 해보면 물이 미지근하다. 댐 물하고 강물하고 (차이를) 잘 알고 있다. 겪어봤기 때문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 말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웃었다.

야권 등에서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행보가 총선 개입과 다름 없다며 강하게 비판하지만 윤 대통령은 연중 계속하겠다는 의지다. 총선과 무관하게 현장에서 직접 정책을 챙기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제가 전남에 한번 오고 안 할 것도 아니고 앞으로 민생토론회를 전남에서 여러차례 개최할 것이기 때문에 완결짓지 못한 건 계속 후속 토론해서 다음번에 올 때 여기에 대해 심층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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