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갈등’ 와중 신규의대 26년 만에 추진…윤 대통령 “전남도, 대학 정해달라”
민생토론회서 ‘깜짝 발표’, 애초 주제 포함 안돼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2000명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에 ‘국립의대’ 설립 방침을 밝혔다. 전남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의과대학이 없는 유일한 지역이다. 정부가 의대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1998년 제주대 의대 이후 26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전남에 국립의대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도가 의견을 수렴해서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토론회가 끝날 무렵 나왔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윤 대통령에게 “(정부가)강소 전문병원 중심의 의료체계 개편을 말했는데 지방 실정에 맞는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의료체계 개편은 국립의대가 있어야 완결성을 가지면서 작동할 수 있다. (전남에)국립의대가 시급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전남도의 의대 추진 문제는 먼저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를 전남도가 정해서, 의견을 수렴해서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가 의대를 설립할 국립대학을 정해주면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전남지역 국립대학인 순천대와 목포대는 ‘공동의대’ 설립에 합의한 바 있다.
전남에 국립의대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날 민생토론회 주제에 포함되지 않는 내용이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전남은 오늘 굉장히 큰 선물을 받으신 것 같다”면서 “(대통령께서)다른 지역에서는 의대 설립 문제에 대해 대답을 안 하셨는데, (전남이)어느 대학에 할 건가부터 정하고 이야기하면 이것을 임기 중 추진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열악한 지역 의료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립 의과대학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동안 정부에 설립을 요구해 왔다. 전남은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다. 전남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74명으로 전국평균(2.18명)보다 한참 낮고 서울(3.47명)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가 신규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26년 만이다. 국내에는 40곳의 의대가 있는데 신규 설립은 1998년 제주대 의대가 마지막이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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