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카드놀이 논란 일파만파…아시안컵 실패 원인, 기강해이도 한 몫

박효재 기자 2024. 3. 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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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바레인과의 1차전에 나선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카타르 아시안컵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일부 선수와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카드놀이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전임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의 전술 역량 부족은 물론 기강 해이도 아시안컵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4일까지 복수의 축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시안컵 참가 직전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리미트(UAE) 아부다비에서 해외파 선수 1명 포함 젊은 선수 4~5명이 협회 직원과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앞서 전날 큰 판돈이 걸린 도박이 아니라 음료 내기 등 소액의 내기 수준이었다고 해명하며 선수단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소집 기간이 긴 대회 특성상 선수들이 숙소 내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설치하고 운영하는 휴게실에서 놀이가 이뤄진 점도 강조했다. 대회 기간 선수단 접촉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어긴 협회 직원의 잘못이 크다며 직위 해제 사실도 알렸다.

문제는 카드놀이가 새벽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고,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아부다비에서 카드놀이를 한 선수들은 중국, 싱가포르 등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지역 예선 기간에도 놀이를 즐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라는 염원과 달리 일부 선수들의 대회 준비 집중도가 떨어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강인(왼쪽)이 지난 1월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도중 프리킥을 차기 전 주장 손흥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적으로 느슨한 팀 분위기가 ‘탁구장 게이트’ 등 선수단 갈등의 뇌관이 됐다고 볼 수도 있다. 클린스만 이후 임시 사령탑으로 대표팀을 맡은 황선홍 감독은 선수단 갈등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을 포함한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선수들만의 잘못인가, 지원 스태프, 코치진 포함 대표팀 구성원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강인을 비롯해 일부 어린 선수들은 요르단과의 4강전 전날 팀 단합을 위한 회식 자리에서 일찍 자리를 떠서 탁구를 하려다 주장 손흥민에게 제지를 당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앞서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전임 클린스만 감독이 방치 수준으로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줘 팀 분위기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조별리그 바레인전 승리 이후 하루 휴식을 줬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클린스만은 긴 대회 기간 휴식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지만,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 무승부 이후에는 바로 이튿날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원칙 없는 선수단 운영에 몸싸움까지 방치하는 감독 밑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은 아시안컵에서 보듯 바닥을 쳤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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