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연합군으로 연합훈련 참가는 ‘특권’”…‘자유의 방패’ 참가 코리건 영국 공군대위
‘2024 FS 참가’ 유엔사 증원군들…마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2024년 ‘자유의 방패(FS)’ 한미연합연습이 14일 막을 내린 가운데 유엔군사령부(UNC)를 구성하는 17개 유엔사 회원국 중 미국·호주·캐나다·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12개국 본국에서 선발된 수십 여 명의 증원요원들도 이번 연습에 참가해 큰 관심을 모았다. 회원국들은 ‘하나의 깃발 아래’라는 사령부의 신조처럼 다양한 역량으로 연합 연습에 꾸준히 참여해오고 있다.
각 유엔사 회원국은 한국으로 병력을 지원하고 물자를 조율, 전방으로 병력 및 물자 전개, 각국에서 도착하는 병력 또는 물자가 원활하게 쓰일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그럼으로써 FS연습을 통해 한반도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한 상황을 숙달하는 훈련을 했다.
지난 13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기지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한다는 사명으로 뭉친 유엔사 증원군들을 만났다.
니콜라스 코리건 영국 공군대위는 다국적 연합군으로서 FS연습에 참여하게 된 것은 ‘특권’이라고 전했다. 코리건 대위는 영국군에서 훈련 교관이지만 FS연습에서 맡은 임무는 공보 업무다. 그는 "임무 수행 중 미디어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올바른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것을 배웠다"며 FS기간 여러 국가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특히 코리건 대위는 유엔사 내 각국과 동맹 관계를 더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하는 것이 먼저 돼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세 나라를 대표해 관제사 임무를 맡은 그레고리 월러스 캐나다 공군소령은 "평소 미군들과 많은 이 임무를 본국에서 수행한다. 타국 군인들과 협력하면서 얻은 교훈을 본국으로 가져가 임무 수행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유엔사의 통신 전략가인 강형욱 캐나다 해군중령은 다국적 지휘 체계의 장점을 이번 연습에서 꼽았다. 강 중령은 "유엔사 회원국들은 각자의 고유한 강점을 활용해 회원국들이 한반도의 잠재적 우발사태에 대비한 대비 태세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함께 성장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들 중에는 6·25전쟁 참전용사 후손들도 있었다. 70여 년의 시차를 두고 증원군으로서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유엔사의 임무와 중요성에 대해 되새겼다.
조부가 6·25전쟁 참전용사인 코리건 대위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 종종 참전 당시 이야기를 들으며 군인정신을 배웠다"면서 "할아버지가 몸 바쳐 싸운 한국 땅을 밟았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고 전했다.
블레이크 팔베리 호주 육군대위의 할아버지와 큰할아버지는 참전용사로 가평전투에 함께 참전했다. 호주 육군은 해마다 4월 24일 ‘가평의 날’ 행사를 성대하게 치른다. 시가행진을 비롯해 6·25전쟁에서의 호주군의 희생과 활약을 추모하고 기념한다.
팔베리 대위는 FS기간 가평전투 전적지를 탐방하며 할아버지들을 기렸다. 그는 "할아버지들이 한국을 위해 73년 전 목숨을 바쳐 싸웠던 그 장소를 다시 방문했을 때 느낀 벅찬 감정은 말로 다 전달할 수 없다"며 "할아버지가 그토록 다시 오고 싶었던 한국에 대신해서 온 것이 뜻깊다"고 했다. 이어 "저 역시 유엔군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됐다. 또한 한국군과 함께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릭 옵드벡 벨기에 육군대령은 벨기에에서 6·25참전 ‘전쟁 영웅’으로 알려진 가이 형제를 추모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동생 피에르 가이 대위는 1951년 3월, 김화 잣골 전투 중 경비행기를 타고 전방을 시찰하다가 고사총에 피격돼 추락했다. 다음 날 새벽, 에티엔 가이 대위가 수색에 나섰지만 동생을 찾을 수 없었다. 에티엔 가이는 파견기간이 완료돼 귀국했다가 1953년 3월에 다시 참전해 잣골 전투 중 지뢰 사고로 한쪽 발을 잃고 불구가 됐다.
에릭 옵드벡 벨기에 육군대령은 "의장대원인 아버지가 피에르 가이의 관을 운구해 자랑스럽게 늘 생각하셨다"며 "그런 얘기를 듣고 자라서 한국에 온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증원군들의 만일의 사태에도 한국을 지원하겠다는 결의는 흔들리지 않았다. 니나 수빅 벨기에 육군중위는 아시아·태평양 정책 자문가로서 연습에 참여했다.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라는 그는 "유엔사는 전쟁 재발 시 한국을 지원한다는 국제적 약속으로서의 상징성이 크다"며 "앞으로도 유엔사의 역할이 균형성과 호혜성을 발휘해 회원국들의 파트너십 인식과 지지를 강력하게 굳힌 완성체로서의 동맹체제를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방문했는데 지난해보다 올해 더 JSA의 분위기가 긴장이 높아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증원 요원들은 본국으로 돌아갈때 FS연습 등 한국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유엔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한국 장병들의 환한 미소, 그리고 한국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과 임무들의 기억을 가져가겠습니다." 이들은 14일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간다.
평택=정충신 선임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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