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종섭 호주런’에 외통위 개최 요구···국민의힘 반대로 불발
더불어민주당은 14일 피의자 신분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통한 해외 도피 의혹의 경위를 묻기 위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으나 국민의힘 거부로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총선용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외교통일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이 선거운동을 이유로 거부해 회의가 열리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중대범죄 피의자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사로 임명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고 외교적 망신이자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우방국인 호주와 외교 문제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결국 국민의 73%가 찬성하는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표결과 총선 패배를 염두에 둔 피의자 빼돌리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종섭 호주대사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특검을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종섭 호주대사 또한 사퇴하고 즉시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당론으로 이른바 ‘이종섭 특검법’을 발의했다. 특검법은 이 전 장관의 수사 방해 의혹을 받는 대통령실, 관련 부처인 법무부와 외교부 등에 대한 수사를 명시했다.
반면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인 태영호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해서든 정치 공세의 장을 만들어 악용하겠다는 마음으로 상임위 개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기에 공천이 있고 개별 의원들은 지역 활동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상임위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며 “민주당은 자당 의원들이 경선 패배로 허탈한 심정을 못 이겨 상임위 참석이 불가능해지자 슬그머니 단독 상임위 개최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공수처 수사가 더뎌서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필요한 인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자칫 민주당의 ‘신종 인사 훼방 수법’이 양산될 우려도 없지 않다”며 “법에 따라 차분히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당연한 순리”라고 강조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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