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연기금, 움직인다…밸류업 떠받치는 큰 손

방윤영 기자, 홍재영 기자, 홍순빈 기자 2024. 3. 1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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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 규모가 10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반영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날 기관투자자 간담회에 앞서 지난달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했고, 지금은 정부 밸류업 자문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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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줄 밑에서 3번째)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운용자산 규모가 10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기관투자자의 투자 결정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에 밸류업이 포함되면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반영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집사(steward·스튜어드)처럼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행동 지침이다. 투자 대상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를 투명하게 보고해야 한다. 개정에 따라 기업의 '밸류업' 참여 여부가 기관투자자의 주요 투자 결정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개정된 내용을 보면 기관투자자는 앞으로 '투자 대상 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7개 원칙 중 3번인 '투자 대상 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를 제고하여 투자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투자 대상 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에 대한 안내 지침에 밸류업 내용이 추가됐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4대 연기금, 125개 운용사 등 222개 기관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밸류업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공무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등 주요 연기금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 10개사가 참석했다. 이들 기관투자자는 밸류업 방향성에 공감하고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개정 내용을 이행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개별 기관투자자별로 각자 준비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연기금 중에서는 국민연금이 가장 적극적이다. 국민연금은 이날 기관투자자 간담회에 앞서 지난달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했고, 지금은 정부 밸류업 자문단으로 활동 중이다.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라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적극 찬성한다"며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고, 국민연금 방향성과 일치한다면 자금을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하는 기업을 발굴·투자하기 위해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이 밸류업 참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에 밸류업을 고려하고, 이에 따라 기업이 자연스럽게 밸류업에 동참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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