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교체 나서는 中, 900조원대 내수 시장 열릴까

이명철 2024. 3. 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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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설비 교체·소비재 이구환신 추진 방안 발표
재정 보조 통해 장비 교체 및 소비재 보상 판매 실시
“연간 5조위안 시장 될 것” 기대…세제 지원도 병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경기 진작을 위해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추진키로 한 중국 정부가 다양한 장비·소비재 교체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앙 예산 지원과 세제 감면 등을 통해 기업이나 농촌, 소비자들이 기계·차·가전 등을 새로 사도록 독려함으로써 내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전기차 브랜드 BYD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14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최근 ‘대규모 설비 갱신 및 소비재 대체 촉진 행동 계획’을 내놓고 5개 분야 20개 핵심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구환신은 구형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중국의 대표 정책이다. 중국 국무원은 앞서 이달 1일 열린 상무회의에서 ‘대규모 설비 교체 및 소비재 이구환신 추진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행동 계획은 이구환신의 후속 조치다.

중국은 지난 11일 폐막한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이구환신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회 기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거시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정산제 주임은 “설비 교체 수요가 계속 커지면서 연간 5조위안(약 916조원) 이상 거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무원은 이구환식 정책의 목표 달성 시기를 2027년으로 설정하며 이때까지 공업·농업·건설·교통·교육·문화관광·의료 등 영역의 설비 투자 규모를 2023년대비 25%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2027년은 시진핑 3기 정부의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건설·도시 인프라 설비 갱신, 교통·운수 설비, 노후 농기계 교체 지원 교육·문화·관광·의료 설비 개선과 함께 자동차·가전제품·가구 등 소비재 교체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비 교체를 위한 예산도 투입된다.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중앙 예산에 7000억위안(약 128조원)을 들여 투자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대비 200억위안(약 3조7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생산·서비스 장비의 업데이트와 기술 혁신이 포함됐다.

재정이 투입되는 분야는 우선 적격 장비 업데이트·재활용 프로젝트, 소비재 보상 판매 지원, 에너지 절약·배출 감소 보조금을 통한 노후 자동차 교체, 현대 상업·무역 시스템 관련 기금의 소비재 교체 지원, 노후 차량·선박 교체 보조금, 도시 교통 개발 기금의 신에너지 버스·배터리 교체, 농기계 폐기 보조금 등이 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자동차의 경우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이 셔우푸(계약금) 비율을 줄이고 신에너지 자동차 보험 가격 책정 매커니즘을 최적화해 자동차 보급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사려면 차량가 최소 20% 정도를 계약금으로 내야 하는데 낮춰 진입문턱을 낮추고, 보험료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현재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3급에 미치지 못하는 승용차가 1600만대 이상이고 여기서 15년 넘은 구형차가 700만대 이상에 달해 교체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올해 1월부터는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체의 비용 절감을 위해 특별 기금을 편성하고 폐가전제품에 대한 처리 기금 징수를 중단했다. 폐가전제품 처리를 적극 독려하자는 취지 때문으로 보인다.

이구환신을 위한 세제 지원 방안도 제시될 전망이다. 이차이는 “정부는 재정 보조금 지급 외에도 세금 지원 정책을 개선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며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 안전한 생산을 위한 특수 장비의 세금 우대를 확대하고 디지털 지능형 장비도 우대 범위에 포함할 것”이라고 전했다.

광동개발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뤄즈헝은 “재정 보조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의 장비·제품 열정을 향상할 수 있지만 시장을 통해 결정되는 ‘시장 중심 + 정부 지도’의 정책”이라며 “중앙 정부가 장비 갱신을 지원하면서 지방 재정 압박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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