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 앞세운 이준석의 화성을 집중, 개혁신당 돌파구 될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자신이 출마한 경기 화성을 지역구 주민들에게 손편지를 대량 발송한 사실이 14일 알려졌다. 당내에선 무게감 있는 현역 의원 영입이나 상징성 높은 비례대표 후보 공천 등 당 지지율을 견인할 다른 수단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이 대표 개인기가 현실적 돌파구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개혁신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0일 화성을 지역구 유권자를 향해 “후보자들이 선거 때 형형색색의 홍보물을 보내곤 하지만, 이번에 저는 투박하더라도 진실된 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서 이렇게 편지 한 통 올린다”며 손편지 형식의 홍보물을 보냈다. 이 대표의 글씨체로 쓰인 해당 편지는 8000여 부 가량 제작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편지에서 “이번 총선에서 특별한 선택을 해주셨으면 한다. 파격적인 선택으로 대한민국의 일방적인 정치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호소했다. “집권 1년 차 대통령과도 맞서길 주저하지 않았던 용기를 이제 동탄 발전을 위해 원 없이 쓰고 싶다”며 동탄 교육특화지구 지정, 특목고 신설 등 지역 ‘맞춤형’ 공약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번 주 내내 화성을 지역 활동에 매진했다. 지난 11일 한 차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것을 제외하면 화성과 경기 지역에 머물렀다. 지난 12일에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방문했고 지난 13일에는 양향자 개혁신당 의원이 출마하는 경기 용인갑 지역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었다. 이날은 ‘화성 지역 일정’이라고 일정을 간략히 공지한 뒤 지역 내 아파트 상가, 번화가를 돌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당내에는 이 대표의 지역 집중이 개인 당선 전략 이전에 당 지지율 견인의 핵심 엔진이란 분석이 많다. 당 대표이자 당내 가장 인지도 높은 인사가 출마 지역에서 성과를 보이면 개혁신당 다른 후보들 지지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화성을은 개혁신당이 내세운 ‘반도체 벨트’ 내에 자리한다는 점에서 벨트 내 다른 지역 지지율도 함께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벨트에는 양 의원이 출마한 용인갑,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인 화성정 등이 속해 있다.
당 지지율을 견인할 다른 수단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지지율을 올릴 방안으로는 비례대표 공천 앞순번에 상징적 인물을 배치하거나 무게감 있는 현역 의원을 영입하는 것이 거론되는데 당장 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두 경로 모두 따르기 쉽지 않다. 다른 당 의원 입장에선 굳이 개혁신당으로 흘러갈 유인이 없다. 개혁신당 내 유력 인사로선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구보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당선이 확실한 비례대표가 매력적이다. 김철근 사무총장, 김용남 정책위의장 등 당 주요 인사가 비례대표 공천 신청에 몰린 배경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지도가 높다고 꼭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건 아니고 이 대표는 지역 신인이기 때문에 조응천·이원욱 등 기존 본인 지역구에 나선 사람들이 더 높은 지지도를 받을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이 대표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지지율을 보이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을 지역구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는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등이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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