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의식했나? 봇물터진 상장사 주식분할

김병덕 2024. 3. 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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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상장사들이 액면분할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었다.

아직 1·4분기도 지나지 않았지만 액면분할을 공시한 상장사가 지난해의 80%를 넘는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식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는 12곳이다.

지난해 연간 주식분할 기업이 15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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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상장사들이 액면분할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었다. 아직 1·4분기도 지나지 않았지만 액면분할을 공시한 상장사가 지난해의 80%를 넘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강화되는 주주환원, 갈수록 커지는 소액주주의 힘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식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는 12곳이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아세아제지, BYC 등 3곳, 코스닥시장은 디에이테크놀로지, 에코프로, 동화기업, 삼양옵틱스 등 9곳이다.

지난해 연간 주식분할 기업이 15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3월 정기주총을 겨냥해 지난달 28일 이후 계획을 발표한 곳이 10곳에 달한다.

주식분할은 기존 발행주식을 일정한 비율로 분할하고, 새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교부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자본금이나 재무제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주식 수만 늘어난다. 통상 주가가 너무 높아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고가주들이 유동성 확대를 위해 꺼내는 카드다.

지난 2018년 삼성전자 주가가 250만원까지 오르자 50대 1의 주식분할을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삼성전자는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주식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들도 대부분 비슷한 이유다. 대부분이 유통주식 수 확대를 통한 거래 활성화,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액면분할 공시 만으로 이미 단기적인 주가부양 효과를 거뒀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지난 1월 액면분할을 공시한 이후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고, BYC도 공시 다음날 11.68%의 급등했다. 에코프로는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하자 주가가 이틀 만에 27% 넘게 올랐다.

다만, 주가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을 늘리기 위한 주식분할도 여럿이다. 삼양옵틱스, DH오토웨어의 주가는 1만원 미만이고, 아세아제지와 신흥에스이씨, 인카금융서비스는 2만~6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가 하루 평균 거래량이 10만주를 밑돈다. 특히 삼양옵틱스는 평소 거래량이 하루 1만주에도 못 미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분할은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 이외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면서도 "실적 개선이 뒷받침 될 경우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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