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불확실성 매우 커...집값 떨어지면 신용위험 확대” 경고 나선 한은

김동찬 2024. 3. 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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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둔화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이 저하되고 가계의 채무 상환 부담도 증대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 경고가 나왔다.

가계자산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된 만큼 부동산 시장 부진이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을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문제는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가계자산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된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신용위험이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은은 주택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에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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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
“주택시장 상하방 요인 모두 혼재...불확실성 매우 커”
가격 하락 시 상환능력 떨어지는 차주들 신용위험 커져
부동산 부진에 비은행권 부동산PF 리스크 확대 가능성도
“가계대출은 안정적으로 관리중...당분간 ‘낮은 증가세’”
이관교 경기동향팀장, 방홍기 정책기획부장, 이상형 부총재보,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김병국 정책협력팀장(왼쪽부터)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부동산 경기 둔화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이 저하되고 가계의 채무 상환 부담도 증대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 경고가 나왔다. 가계자산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된 만큼 부동산 시장 부진이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을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가계대출을 끌어올린 정책금융 상품 공급 규모가 올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 “주택시장 여건은 상·하방 요인 혼재...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한국은행 제공.
14일 한은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좌우하는 주택가격의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이같이 예측했다. 우선 한은은 높은 주택가격 수준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을 주택 매수 심리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가계자산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된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신용위험이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가계의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주택가격 하락이 상환능력이 충분치 않은 주담대 차주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확대될 경우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금융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PF 대출을 크게 늘려온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부터 연체율 상승과 충당금 추가 적립에 따른 수익성 악화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은은 일부 지역 개발 호재, 수도권 입주물량 축소 등은 주택시장 회복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긴축기조 완화 기대 등으로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될 경우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어 향후 주택시장 전개 양상 등 가계대출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부동산 시장은 상하방 위험이 있어서 어느 방향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매물이 늘어나고 부동산 PF 리스크는 부동산 시장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최근에 디스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금융시장 완화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가계대출, 당분간 ‘낮은 증가세’ 이어갈 것”
한국은행 제공.
이날 한은은 주택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에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보는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0.7%에 그쳤고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도 떨어졌다"며 지난 2022년과 2023년을 전체적으로 보면 가계대출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결정하는 가계대출이 주택 가격과 함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 가운데 가계대출이 안정화되고 있음을 한은이 재확인한 것이다.

한은은 특히 지난해 가계대출을 끌어올린 정책금융 상품 공급 규모가 올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과 주택도시기금 디딤돌대출의 공급규모는 지난해 59조5000억원에서 올해 40조원 내외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40조원이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치고 주택도시기금이 신생아 특례대출 등 신규 정책금융을 출시하면서 가계대출을 자극할 요인이 남아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새로운 대출 규제가 도입되는 것도 가계대출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지난달 26일부터 도입된 스트레스 DSR로 5000만원인 차주가 혼합형 금리로 만기 30년 주담대를 받으면(스트레스금리 1.5%, 변동주기 5년 가정) 대출 한도가 기존 3억30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3억2000만원, 하반기 3억10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부총재보는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2조원 늘어났으나 비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로 보면 줄어들었다”면서 “신용대출이 줄고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고 비은행권이 아닌 은행권을 가계대출이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스트레스 DSR 효과 등을 살피며 필요 시 추가 대책을 감독당국과 상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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