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잡은 전의산과 고명준…SSG “1루수가 누구야?”
SSG 1루는 올겨울 치열한 주전 경쟁이 펼쳐진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일단 주전 1루수 후보는 미국·대만 전지훈련을 거쳐 전의산(24)과 고명준(22)으로 압축된 상태다. 앞으로는 시범경기에서 누가 더 좋은 활약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전의산은 2022시즌 홈런 13개를 터트리며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은 좌타자로, 입대도 미루고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고명준은 1군 경험이 거의 없지만, 퓨처스리그(2군)에서 장타력을 보여준 우타자다.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는 것이 올 시즌 목표다.
사실 이숭용 SSG 감독은 전의산과 고명준이 미국 플로리다 1차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경쟁력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감독은 2차 캠프지 대만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와 만나 “라이브 배팅 등 타격에서 조금 좋아지긴 했는데, 그 정도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젠 열심히는 물론, 잘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두 선수는 실전 위주로 치러진 2차 캠프에서 나란히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전의산은 지난달 28일 대만 프로팀 퉁이 라이온즈와 연습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터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명준은 대만 캠프 야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될 만큼 꾸준함을 보여줬다.
전의산과 고명준의 경쟁은 시범경기에서도 불꽃 튄다. 이 감독은 현재 전의산과 고명준을 1루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기용하며 기량을 점검하고 있다. 두 선수는 당장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날카로운 타격감을 유지 중이다.
전의산은 4경기에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고명준은 타율 0.333(15타수 5안타), 1타점을 기록 중이다. 고명준의 경우 홈런은 없지만, 안타 5개 중 2개가 2루타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 마지막까지 둘의 경쟁을 지켜볼 계획이다. 이 감독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키움전을 앞두고 “(전)의산이는 스윙이 더 간결해졌다”며 “부산 게임(10일 롯데전) 때 풀카운트에서 최준용의 변화구를 참는 것을 보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느꼈다”고 흡족해했다.
고명준에 대해서는 “타석에서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예측하며 타격을 하더라”며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친구도 더 발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전의산과 고명준이 장차 ‘30홈런’을 칠 타자라고 평가한 이 감독은 “두 선수가 자리를 잡으면 SSG도 예전만큼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젊은 내야수 간 ‘선의의 경쟁’으로 척박했던 SSG 1루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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