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물류전 승자는… 쿠팡 6.2조 vs 中 알리바바 1.4조

알리바바, 韓에 물류센터구축 등 목표로 1.4조원 투자
국내 유통가 "국내 인프라 없는 알리, 투자 규모 적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사업 확장을 위해 1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시장에 큰 파급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한국대표가 알리익스프레스 지적재산권과 소비자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국내 업계에서는 쿠팡 등 기존 이커머스 강자들이 이미 6조원 이상의 물류 인프라 투자를 해왔기에 알리바바의 시장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4일 머니S 취재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총 11억달러(현재 환율 기준으로 한화 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최근 이런 내용의 사업 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알리바바는 2억달러(약 2630억원)를 투자해 국내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총 18만㎡ 규모로 축구장 25개 정도의 크기다.

알리바바는 또 한국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할 방침이다. 이에 총 1억달러(약1315억원)를 투자한다. 동남아시아지역 '라자다'나 스페인어권 '미라비아' 등 알리바바 산하 여러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한국 상품을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소비자 불만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1000억원을 투자해 고객서비스센터를 공식 개설하고 300명의 전문 상담사를 둘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짝퉁(가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100억원을 투자한다. 플랫폼 안의 짝퉁 의심 상품도 걸러내겠다고 했다.

알리바바 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식 발표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의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며 "한국 로컬 셀러와의 협력, 소비자 보호,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1조 5천억에 가까운 투자를 하겠다고 알려졌지만 국내 물류 업계에서는 아직 국내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알리익스프레스가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엔 투자금이 적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쿠팡 배송 캠프에서 트럭에 짐을 싣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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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6조 썼다"… 1조 투자로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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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인프라가 전무한 알리바바의 총 1조4000억원 수준의 투자로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큰 파급력을 일으키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에 물류 인프라를 전혀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 많이 투자해야만 안정적인 물류 프로세스와 고객 응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쿠팡은 2014년 1500억원을 투자해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이후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만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서 100개가 넘는 물류 인프라를 운영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물류망을 구축한 상태다.

롯데쇼핑도 2030년까지 인공지능 기반 물류 자동화 센터 건립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 이미 물류 인프라를 갖춘 상태에서 자동화 투자에만 1조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하나 짓는데 보통 2000억~3000억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번 알리바바의 투자 규모로는 판매 제품 수를 대폭 늘리거나 국내 배송 기간을 크게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해당 투자 계획이 사실이라면 알리바바가 국내 진출 확대를 공식화한 것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