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4층 건물 날아간 대폭발, 가스 아니다? 중, 100m 밖 차단

최현준 기자 2024. 3. 14. 16: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쪽으로 더는 못 가요. 돌아가세요."

14일 오전 중국 수도 베이징과 맞붙은 허베이성 랑팡시 싼허 옌자오의 폭발사건 현장 근처, 전날 발생한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다가가려 했지만 경찰들이 100m쯤 떨어진 곳에 차단선을 치고 기자를 가로막았다.

13일 오전 7시55분께 랑팡시 옌자오의 한 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으로 7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베드타운 폭발 사건 현장
14일 오전 중국 허베이성 랑팡시 옌자오의 4층 건물이 전날 발생한 폭발 사건으로 부서져 있다. 랑팡/최현준 특파원

“이쪽으로 더는 못 가요. 돌아가세요.”

14일 오전 중국 수도 베이징과 맞붙은 허베이성 랑팡시 싼허 옌자오의 폭발사건 현장 근처, 전날 발생한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다가가려 했지만 경찰들이 100m쯤 떨어진 곳에 차단선을 치고 기자를 가로막았다. 현장을 구경하러 온 다른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사건 현장으로 갈 수 있는 사방팔방 모든 길에 차단선을 치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 통행을 막았다.

멀리서 바라본 사건 현장은 엄청난 폭발력이 있었던 듯, 4층 건물이 거의 벽체만 남아있었다. 경찰의 통제 속에 노란색 대형 크레인 한 대가 분주하게 사건 현장을 치우고 있었다. 현장에서 대각선으로 100m 가까이 떨어진 연립주택 단지에서 유리창이 깨진 건물 여러 채를 볼 수 있었다. 한 70대 주민은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나 깜짝 놀랐다”며 “우리 집은 괜찮지만, 유리창이 깨진 집이 많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7시55분께 랑팡시 옌자오의 한 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으로 7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쳤다. 중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사건은 종종 발생하지만, 이번 사건은 몇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우선 폭발 규모다. 애초 건물의 1층 식당에서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반적인 가스 폭발로 4층 건물 전체가 초토화되는 정도의 폭발력이 발생할 수 있느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사건 당시 영상을 보면, 폭탄이 터지듯 4층 건물이 순식간에 폭염으로 둘러싸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국이 정확한 사건 원인을 조사하는 가운데, 인터넷 등에서는 사망자 수가 맞느냐는 의혹도 나온다. 출퇴근 시간에 사건이 발생해 더 많은 이들이 피해를 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의 과도한 통제에 대한 불만도 높다. 현재 수많은 경찰이 사건 현장 50~100m 떨어진 곳에서부터 빙 둘러싸며 일반인과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특히 사건 당일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기자가 현장에서 생중계를 하다가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들에 의해 제지당한 사건이 발생해 공분이 일고 있다. 당시 이런 모습이 화면에 고스란히 보도됐고, 앵커가 당황하기도 했다. 중국기자협회(중화전국신문공작자협회)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의 반응을 통제하기 위해 난폭하게 기자의 직무수행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허베이성 싼허시 당국은 이튿날 “일선 작업 인원의 소통 능력이 좋지 않아 방법이 거칠었고, 취재진의 오해와 여론의 의문을 불러일으켰다”며 사과했다.

이번 사건이 베이징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는 옌자오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을 받게 하는 요인이다. 옌자오는 베이징 중심부에서 30㎞ 정도 떨어져 있으며, 많은 주민이 베이징으로 출퇴근한다. 사회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중국 당국으로서는 수도 가까이에서 터진 대형 안전 사건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으로 최근 중국 사회에 자주 발생하는 안전 사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지린성 메이허커우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가스 폭발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졌고, 11월에는 쓰촨성 야안시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탱크로리 폭발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탄광이나 공장 등의 안전 사건도 많다. 지난 11일 하루 2건의 탄광 사고가 발생해 12명이 사망했고, 지난 1월에는 허난성의 한 탄광 지하갱도에서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사고가 발생해 16명이 사망·실종됐다. 지난해 2월에는 네이멍구에서 탄광이 무너져 53명이 숨졌다. 지난해 10월에는 광시좡족자치구 공업단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14일 오전 중국 허베이성 랑팡시 옌자오의 한 연립주택이 전날 근처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으로 유리창이 깨져 있다. 랑팡/최현준 특파원

랑팡/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