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정말 '틱톡'을 퇴출시킬 수 있을까?
미국에서만 매월 1억7000만명이 접속하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을 퇴출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혀 상원 문턱만 넘으면 '틱톡금지법'은 정식 입법된다. 그러나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상원 의원들이 청년층 반발을 우려하고 있는 데다 틱톡 측이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강경하게 나오며 미국 서비스 퇴출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선 가능성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규제를 반대한다.
그간 미 정치권에서는 틱톡이 미국 시민 개인정보를 수집, 중국으로 넘기고 있다면서 서비스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미 하원 435석 중 352석이 찬성 표를 던졌다는 것은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하거나, 최소한 중국과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법안은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내 틱톡 지분을 전부 매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트댄스가 매각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구글, 애플은 틱톡을 자사 앱스토어에서 내려야 한다. 이에 따르지 않으면 이용자 1명당 5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CNN은 틱톡 월 이용자가 1억7000만 명임을 감안하면 두 회사가 감당해야 할 벌금이 각각 8500억 달러(112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트댄스는 상원 표결을 저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법안 하원 통과 후 틱톡 측은 "틱톡 퇴출을 목표로 하는 마구잡이 법안"이라며 "(틱톡 퇴출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과 1억7000만 미국 이용자들의 입장을 상원이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상원 과반을 점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도 법안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CNN에 따르면 하원 표결 전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에서 법안이 올라오면 검토할 것"이라며 법안을 상원 표결에 부칠지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딕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도 법안에 대해 "청년 유권자가 등돌리게 하는 게 좋은 선거전략은 아니"라며 "11월 선거를 앞두고 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패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법안은 표현의 자유 보장 내용을 담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와 어긋난다는 위헌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에서 헌법에 어긋나는 어떤 법안에도 반대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틱톡금지법 반대 의사를 내보였다.
이번 틱톡금지법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서비스하는 메타의 입지가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며 강제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페이스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 국회의사당 폭동을 주도하고 가짜 뉴스를 퍼뜨린단 이유로 2년간 그의 계정을 정지시킨 바 있다.
법안이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 입법되더라도 미국에서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바이트댄스가 미국에 별도 법인을 세우고 이 법인의 투자자로 남아 틱톡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NN은 만약 미국 서비스가 금지되더라도 이용자들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식으로 틱톡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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