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칠순 없다"… 신생아 특례대출로 어느 아파트 살까

2024. 3. 14. 1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응암·장위동 20평대
입주 5년 안된 신축급 가능
동대문·성북구 30평대 구축
경기도는 선택의 폭 넓어져
분당 재건축도 눈여겨봐야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신생아 특례대출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거 지원 방안(8·29)'에 따라 시행되는 주택도시기금 특례대출 상품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지난해 1월 1일 출생한 아이가 있는 가구부터 적용한다.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할 수 있고 금리는 소득수준·만기(10~30년)에 따라 1.6~3.3%가 적용된다. 주택 가액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을 살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9억원 이하 주택 기준은 낙찰 금액, KB시세, 공시가격, 분양가, 감정가 순으로 적용된다. 예컨대 KB시세가 10억원인 아파트를 9억원에 낙찰받을 때에도 신생아 대출이 가능하다.

지난해 9월 특례보금자리론이 일반형(주택 가액 6억∼9억원)에 이어 연초엔 우대형(6억원 이하)까지 막히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졌다. 고금리 시기에 한줄기 빛과도 같던 저금리 대출 상품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상한선이 5억원인 기존 디딤돌 대출로는 서울은 물론 웬만한 수도권 아파트도 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신생아 특례대출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신혼부부들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주택 가액 9억원 이하'라는 기준에선 선택지가 꽤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신생아를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낳아 기르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실사용을 염두에 둔 주택을 구매하는 데 있어 우선 소득 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높은 사람이 소비할 만한 집은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부부 합산 소득이 1억3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소득(1억3000만원)에 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수(PIR·10배)를 곱해 산출된 금액(13억원)의 주택을 살 때는 이용할 수 없다. 이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PIR을 7배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

즉 최대한 9억원에 육박하는 주택을 사는 것이 해당 제도를 가장 잘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소득이 1억3000만원에 육박하는 부부라면 자신들 수준과 맞지 않을 가능성도 제법 있으니 그런 경우라면 신생아 특례대출이 아닌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시세가 9억원 이상인 집을 구매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나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답안지는 주로 서울 서북·동북권에 있다. 입주한 지 5년도 채 안 된 대단지 아파트가 꽤 많다. 신생아 특례대출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이곳들이다. 바로 응암동·장위동의 대단지 20평대 아파트들을 예전 생각만 하면서 대안으로 고민조차 하지 않는 것은 하늘의 선물을 스스로 차버리는 것과 같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30평대로 눈을 돌리면 앞서 언급한 지역보다 더 도심으로 접근한다. 주로 동대문구·성북구 아파트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20평대 아파트들과 10년 이상의 연식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으나, 넓은 면적을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을 대충 받아들여선 곤란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길음동에 이런 대안이 많다.

선택의 폭이 훨씬 넓은 경기도로 눈을 돌려보자. 앞서 얘기했듯이 서울보다는 경기도의 주택을 매입하는 데 신생아 특례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다만 여기서 걸림돌은 서울에서도 신축급 아파트를 고를 수 있는데 굳이 구축, 그것도 재건축을 눈앞에 둔 아파트를 골라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물론 구축을 고르지 않아도 선택지는 매우 많다. 20평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30평대에도 많다.

여기서 고민해야 할 점은 1기 신도시의 상징인 분당 구축아파트가 매수 대상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분당 외에도 광명 구축 아파트도 대상이 된다. 사업성이 좋은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구매해 살다가 향후 재건축이 이뤄져 신축으로 거듭나는 선택지는 예전부터 주어졌었다. 다만 당분간 낡은 집에 살 것인지, 당장 주거 여건이 뛰어난 신축에서 살 것인지의 선택지 중에서 무엇을 선호할지는 매수자 판단에 따라 다를 것이다.

혹자는 재건축을 매수하는 게 이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굳이 낡은 집에서 고생하지 말라'는 조언을 투자자들에게 하곤 한다. 확실한 사업성으로 재건축을 통한 시세차익이 매우 분명한 단지가 아닌 이상 현재의 삶을 크게 희생시킬 필요는 없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