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0회만에 호남에서 첫 민생토론회 “전남 국립의대 추진”
“영암~광주 아우토반 건설”
이순신 ‘약무호남 시무국가’ 인용, “호남 발전”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전라남도 국립 의과대학 신설 문제와 관련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생토론회 스무 번째에 처음 호남 지역을 찾아 영암~광주 구간 ‘한국판’ 아우토반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을 약속하고 호남 개발 의지를 강조했다. 총선을 앞두고 ‘호남 홀대론’ 논란을 잠재우면서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어느 대학에 할지를 전남도에서 의견수렴을 해서 알려주시면 저희들도 이를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은 전국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국립 의대가 없어 의대 신설이 지역 최대 숙원 사업으로 꼽혀왔다. 윤 대통령이 최근 의대 증원 추진과 맞물려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이야기해온 만큼 전남 국립의대 신설에도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전남 생활권을 확장하고 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가 교통 인프라 확충”이라며 다양한 교통 공약을 내놨다.
우선 그는 “영암~광주 47km 구간에는 약 2조6000억 원을 투입해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초(超)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며 “올해 세부계획 마련을 위한 연구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 중인 광주~강진 고속도로(51.1km),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중인 강진~완도 고속도로(38.9km)는 추진 속도를 높이고, 익산~여수 180km 구간은 고속철도망으로 연결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전남을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거점이자, 아시아의 우주항 ‘스페이스 포트’로 발전시키겠다”며 전남, 경남, 대전을 잇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체계를 강조했다. 광양과 순천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 무안과 함평의 첨단 농축산업 융복합지구 조성, 목포 수산식품 수출단지 조성 1200억원 투입 등 전남 지역 현안들도 두루 언급했다.
민생토론회가 호남 지역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월 4일부터 19차례 진행된 토론회는 수도권과 대전·충청, 부산·울산·경남, 대구, 강원 등에서 열렸다. 대통령실은 전국적 개최를 거듭 공언했지만, 호남권 토론회가 늦게 열리면서 관권선거 논란과 함께 ‘호남 홀대론’ 논란도 불거졌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수 차례 호남과의 인연, 호남 발전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을 인용하면서 “이런 정신으로 우리 정부도 전남 발전에 최선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때부터 “호남이 잘 돼야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고 강조하고, 20년 전 광주 근무 경험과 취임 후 2년 연속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정부 구성원을 대거 이끌고 참석한 점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제가 전남에 한 번 오고 안 올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민생토론회를 전남에서 여러 차례 계속 개최할 것”이라며 “후속조치를 계속 검토해서 다음 번에 올 때 다시 한번 심층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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