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열전지대`] ``홀로 생환` 민형배, `거물` 이낙연과 격돌… 민주당 텃밭 광산을 `후끈`

친명 민형배 지역구 택한 이낙연…격전지 급부상
'큰 인물'·'대안세력' 원하는 전라 민심
이낙연, 정치생명 걸어…민형배 승리 시 체급↑

'친명계'로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광주 8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현역이다. 광산을은 민주당의 텃밭이라 민 의원의 무난한 재선이 예상됐지만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출격하면서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이 공동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광주 광산을 선택에 대해 "특정인과 싸우러 간 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어떻게 해야 하고 주민의 말씀을 듣고자 해서 가는 것"이라며 "제 충정을 말씀드리면 지역주민도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민들은 기대감과 서운함이 교차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제가 광산을 선택하게 된 배경 자체가 제가 만난 광주시민 거의 대부분이 광산을로 가라고 하셨다"며 "광산을에는 정치적 변화가 필요하고 시민의 바람을 제가 구현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공동대표는 '큰 인물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는 출마 선언 때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큰 정치인이 필요한데 이재명 민주당의 이번 공천을 보면 광주에서 큰 정치인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 영광 출생으로 전남에서 4선을 하고 '정치 1번지' 종로에서 5선까지 지냈다. 그는 국무총리에 제1당 대표까지 역임한 정치 거물이다. 그는 최근 "(민주당에서) 광주에서 친명으로 알려진 한 분 빼고 현역 의원 전원이 탈락했다"며 "국회 상임위원장이 되려면 3선 이상이어야 하는데 광주 의원 중에는 상임위원장이 1명 나오기까지 앞으로 8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공동대표에게 민주당 탈당에 따른 반발여론은 부담이다.

반면 민 의원은 강성 지지층이 많다. 2022년 4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법' 처리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해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희생자'라는 동정여론도 있다.민 의원은 14일 기자에게 "'위장 탈당, 꼼수 탈당'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지만 검찰개혁을 위해 필요한 법을 만드는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후회하지 않는다"며 "2022년 5·18 전야제에서 사회자가 저를 '광주정신으로 사는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많은 분이 제 진의를 알아주셨다"고 말했다.

광산을은 광주에서 가장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광산구는 주민 평균 연령이 39.5세로 광주에서 가장 젊고 특히 광산을에는 첨단지구가 속해 있어 청년층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변화의 바람이 크게 불 수 있어 두 후보는 2030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선거 결과에 두 사람의 정치인생이 달렸다. 이 공동대표가 승리하면 '홀로 생환한 친명계'를 꺾었다는 상징성과 제3지대·큰 인물론이 통했다는 명분을 얻어 화려하게 정치권에 복귀할 수 있다. 민 의원이 이 공동대표를 꺾으면 자신의 체급을 크게 올릴 수 있게 된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