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만개로 15달러짜리 파파존스 피자 두판 샀다”…14년만에 1조 됐다지만 ‘묻지만 투자’는 금물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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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1일 개당 1억원을 돌파했다.
초창기 비트코인의 가치는 형편없이 낮았는데, 2010년 5월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 1만개를 주고 두 판에 30달러 하는 파파존스 피자를 구매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매번 올랐던 것만은 아니다.
채권은 이자, 주식은 기업 실적에 따른 배당이 있지만 비트코인을 지탱하는 것은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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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매번 올랐던 것만은 아니다. 2013년 한해에만 60배 올랐다 이후 고점 대비 88% 하락했고, 2017년 2000만원을 넘겼다가 이후 3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이같은 가격 급등락에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열풍을 17세기 네덜란드를 휩쓸었던 ‘튤립 버블’에 빗댓다. 당시 희귀종 튤립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치솟자 희귀한 튤립 보유 여부가 부의 척도로 간주되기에 이르렀다. 부유층들이 앞다퉈 희귀종을 찾으면서 하루에도 두세 배씩 가격이 올랐다. 어느 순간 ‘꽃을 이렇게까지 비싸게 살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거짓말처럼 구매자가 사라졌고, 튤립 가격은 몇달새 고점 대비 99%까지 폭락했다.
요즘의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제2의 튤립 버블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튤립 버블이 남긴 교훈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교훈이란 무엇인가. 희소성 자체가 가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실물과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없다. 다시 말해 ‘본질 가치’라는 닻이 없다. 채권은 이자, 주식은 기업 실적에 따른 배당이 있지만 비트코인을 지탱하는 것은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뿐이다. 어떤 계기로 이같은 기대가 약해지면 투자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고 해서 이같은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현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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