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 양파가 된 한국 축구, 이래도 정몽규 회장 커튼 뒤에 숨어만 있을건가?

김덕기 2024. 3. 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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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2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과 26일 방콕 라망가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태국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4차전 승리에 누구보다도 간절함을 품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다름 아닌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참사 이후 단 한 번 전면에 나서 전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 징질을 발표한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KFA)장이다.

지금 정몽규 회장은 철저히 커튼 뒤에 숨어 새로운 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 구성▶황선홍(56)감독 선임▶대표팀 선수 선발의 일련에 사항들을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이는 카타르 아시안컵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로서 들불처럼 번진 국민적 비난을 피하려는 꼼수로 받아들여 진다. 현재 정몽규 회장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과거의 상황과 분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한국이 비록 태국을 상대로 2연승을 챙긴다 해도 나름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정몽규 회장에게는 결코 묘수가 될 수 없다. 커튼에 가려진 밀실은 어둡다. 이런 어둠속에서 희망적이고 비전 있는 발상과 판단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정몽규 회장은 이제 커튼 뒤에 숨지말고 당당히 전면에 나서야 한다. 만약 그럴 용기와 자신감이 없으면 한국 축구를 떠나는데 옳다.

한국 축구는 단언컨대 정몽규 회장의 개인 영달을 위해 존재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오직 약 5,000천만 국민이 주인인 만인의 스포츠다. 따라서 수장으로서 정몽규 회장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임무와 책임은 무한하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은 이를 망각하고 개인 소유물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몽규 회장은 2013년 1월 제52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에 당선된 이후, 3연임을 하며 현재 11년째 한국 축구 수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을 위한 업적보다는 개인의 영달 및 독단적 권한 행사 그리고 행정의 난맥상 추진 등으로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키며 비난의 중심에 서 있다. 그동안 정몽규 회장은 개인 입신을 위해 ①2015년 처음으로 25명을 뽑는 FIFA 집행위원(아시아지역 할당 3명, AFC 회장 자동 당선 및 낙선자 AFC 집행위원 자동 선정) 선거에 도잔했지만, 아시아지역 출마자 4명 중 최하위로 낙선 고배를 마셨다.

이어 정몽규 회장은 절치부심 ②2016년 FIFA 규정 개정으로 2017년 평의회 위원(구 집행위원) 37명 확대에 따른 선거에 재도전 FIFA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아시아 쿼터가 3명으로 확대된데 따른 3명 출마의 경쟁 없는 당선이었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정몽규 회장은 이에 자신감을 얻어 아시아 축구에 눈을 돌려 ③ 2017년 AFC 부회장으로 지명 받으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회장 직책까지 차지하게 됐다.

그렇지만 AFC 부회장은 지명직이었으며 한편으로 EAFF 회장은 한국, 일본, 중국 축구협회장이 로테이션으로 직책을 승계하는 규정으로 이의 등극은 경쟁에 의한 직책 부여가 아닌 곧 순리의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은 야심을 버리지 않고 다시 한번 ④2019년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7명 출마 후보 중 6위로 재선에 실패 정몽규 회장의 위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정몽규 회장은 여기에 주저앉지 않고 또다시 ⑤2019년 AFC 부회장 수성을 위해 몽골 축구협회장과 경선을 펼쳤으나 이 역시 18-28로 낙선하는 충격을 안겨줬다. 그야말로 축구의 변방인 몽골 후보에게까지 밀린 정몽규 회장의 민낯이 아시아 축구에서 조차 고스란히 드러난 선거였다. 이같은 정몽규 회장의 잇단 낙마로 한국 축구 외교는 처참한 상황에 빠지며 FIFA 랭킹 22위 위상에 걸맞지 않는 비대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분명 정몽규 회장의 개인적인 굴욕 이전에 한국 축구의 명예 실추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⑥2023년 7명을 선출하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재도전하는 과욕을 드러냈지만, 가까스로 탈 꼴지를 면하는 6위로 마침표를 찍으며, 개인은 물론 한국 축구에게도 씻을 수 없는 수치스러움을 안겨줬다.
이런 현실속에서 정몽규 회장은 탈출구 모색의 한 방법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미래비전과 중장기 전략 마련은 안중에 두지 않고 오직 눈 앞의 대표팀을 활용하는 정책 추진에만 급급해 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현재 정몽규 회장이 처한 상황은 과거와는 엄연히 다르다. 따라서 거튼 뒤에 숨어 태국전 2연승의 때를 기다린 후 전면에 나선다 해도, 정몽규 회장의 입지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직면하며 KFA 회장 4선 도전 야심에도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 때는 정몽규 회장이 커튼 뒤에서 나와 전면에 서서 KFA의 무능과 무책임은, '다 내 탓이오'라는 자세를 취할 때지 태국전 2승의 순간만을 기다리는 꼼수에 매진할 때가 아니다. 그야말로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팀으로 인하여 양파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한국 축구의 현실에 정몽규 회장은 수장으로서 책임을 피할 수 없어 전면에 나설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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