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겨냥 외통위 불발…與 "민주 공천탈락 동료들 두번 죽인 탓"
외통위 전체회의 잡았지만 여야의원 불참, 무산
野 "與 선거운동때문…채 상병 사건 피의자 도피"
與 "총선앞 개최 비상식…소집요구 6명뿐이면서"
민주 11명 중 박병석 은퇴, 불출마·탈락 5명
더불어민주당이 이종섭 신임 주호주한국대사(직전 국방부 장관)에게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조사·이첩 외압 의혹을 캐묻겠다며 14일 오전으로 예정했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가 여야 의원들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했다.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22대 총선 선거운동을 이유로 상임위를 불발시켰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은 민주당 외통위원 상당수가 공천 배제된 가운데 '두번 죽이는' 결정으로 자체 일정도 강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 "이종섭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관련해 긴급 외통위 소집을 요구했다"면서도 "국민의힘이 선거운동을 이유로 거부해 회의가 열리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종섭 대사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함께 공수처 수사 대상이었고 지난 1월 출국금지됐지만 대사 부임을 이유로 출금이 해제되자 "중대범죄 피의자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사로 임명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나아가 "외교적 망신이자,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73%가 찬성하는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표결과 총선 패배를 염두해 둔 피의자 빼돌리기"라면서 정부가 피의자 해외도피를 도운 나쁜 선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방국인 호주와 외교 문제로 비화하지 않을까 우려한다"면서"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이 대사 관련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 또한 사퇴하고 즉시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외통위 간사 태영호 의원(서울 구로을 후보)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공세로 악용하려고 외통위 현안으로 다루자고 요구했다"면서 "정치공세에만 매달려 동료의원 두번 죽이는 민주당은 각성하라"고 맞받았다.
태영호 의원은 "총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각 당이 공천 과정에 있고 개별 의원들은 지역활동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상임위 개최가 어렵단 게 기본 상식"이라며 정치공세용 상임위 개최요구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개최요구서 내용에 대해 "(외통위) 민주당 소속 의원 11명 전원이 아니라 형식요건을 간신히 채우는 6명에 불과했다"며 "공천과정에 있고 지역활동에 주력해야 하는 건 민주당 의원이라고 해서 다를바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단독 개의가 불발된 것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공천을 위한 경선에서 패배한 데 따른 허탈한 심정을 못이겨 상임위 참석이 불가능해지자 슬그머니 단독 상임위 개최를 포기하고 입장이 군색해지자 기자회견마저 취소한 것"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4년간 함께 한 동료 의원들 상황을 도외시한 채 막무가내 정치공세를 펼치려던 민주당은 당 소속 의원들이 경선에서 패배한 아픔을 추스르도록 돕긴커녕 단독 상임위 개최 시도에 협력하지 않은 '죄 아닌 죄'까지 덮어씌운 꼴"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 대사 임명에 관해선 한-호주 방산분야 협력 등을 들어 "국방장관 경력이 긍정적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수사가 끝나지 않았단 이유만으로 필요한 인사를 하지 못하면 자칫 민주당의 신종 인사훼방 수법이 양산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편 외통위원 중 민주당 위원 11명은 현역 교체율이 높다. 은퇴하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경협·김상희·김홍걸·우상호·전해철 의원은 22대 총선 불출마 또는 컷오프·경선탈락에 해당한다. 박홍근·윤호중·조정식·황희·이용선 의원은 단수 또는 경선으로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은 개혁신당 총선 주자가 됐다. 국민의힘 위원은 9명중 7명이 공천을 받았다. 김태호 외통위원장, 태영호·김석기·안철수·윤재옥·정진석 의원, 민주당에서 옮긴 이상민 의원이다. 이명수·하태경 의원은 각각 불출마·경선탈락에 해당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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