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스쿨 효과?' 멀티히트 김재환 결승타+정수빈 3안타 2타점…'4연승' 두산 시범경기 단독 1위 질주 [MD잠실]

잠실 = 박승환 기자 2024. 3. 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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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기아-두산의경기.  두산 김재환이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때리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시범경기 4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두산의 시작이 매우 좋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 맞대결에서 7-2로 승리하며 파죽의 4연승을 내달렸다.

▲ 선발 라인업

두산 : 정수빈(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인태(좌익수)-박계범(유격수), 선발 투수 곽빈.

KIA :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김태군(포수)-이우성(1루수),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

2024년 3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기아-두산의경기. 두산 김재환이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때리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3월14일서울잠실야구장에서진행된'2024KBO리그시범경기'기아-두산의경기. 두산 김재환이 1회말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 이게 '강정호스쿨'의 효과? 김재환이 정말 달라졌다

김재환은 지난 2022시즌에 앞서 두산과 4년 총액 11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두산에 잔류했다. 두산은 김재환을 '대체 불가의 선수'로 평가했고, 수식어에 걸맞은 대우를 해준 셈. 하지만 큰 계약을 맺은 직후 김재환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김재환은 FA 계약 첫 시즌 128경기에서 23홈런 타율 0.248 OPS 0.800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132경기에서 10홈런 타율 0.220 OPS 0.674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거듭된 부진 속에서 김재환은 이번 겨울 엄청난 노력을 쏟아냈다. 마무리캠프에서 이승엽 감독과 함께 구슬땀을 흘린데 이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강정호스쿨'에도 다녀오는 등 반등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그 결과물이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김재환은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첫 아치를 그리는 등 2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아오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10일 키움전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으나, 1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다시 한번 안타를 생산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은 타구 방향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지난해에는 밀어서 친 홈런이 몇 개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올해는 첫 홈런을 밀어서 쳐냈다. 방망이의 헤드가 돌지 않고, 남아있다 보니 그 원심력을 이용해 타구를 멀리 보내고 있다. 밀어친다는 것은 테크닉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 이것만으로도 김재환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재환의 뜨거운 타격감은 이날 경기로도 직결됐다. 첫 타석에서부터 방망이가 불타올랐다. 김재환은 1회말 정수빈의 안타와 도루로 만들어진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의 6구째 132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폭발시켜 선취점을 뽑아냈다. 그리고 이 타격은 시작에 불과했다. 김재환은 두 번째 타석에서도 '4번 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김재환은 1-0으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네일의 초구 138km 커터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냈다. 김재환의 안타는 그야말로 '기폭제'가 됐다. 김재환이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후속타자 양석환이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김재환은 이어나온 강승호의 안타에 홈을 파고들면서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김재환의 안타로 시작된 두산의 공격은 무려 6득점으로 연결됐다.

이날 김재환은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존재감을 뽐낸 뒤 7회말 공격에서 대타 장승현과 교체돼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2024년 3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기아-두산의경기. 기아 선발 네일이 4회초 실점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3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기아-두산의경기. 기아 선발 네일이 4회말 교체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 KIA의 새 외국인 제임스 네일, 두 번째 등판은 '글쎄'

KIA는 2023시즌이 종료된 후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그 가운데 영입한 선수가 바로 제임스 네일. 네일은 지난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0라운드 전체 608순위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시즌 동안 17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마이너리그에서 155경기(선발 35경기)에 나서 27승 17패 3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남긴 뒤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KIA는 네일을 영입했을 당시 "뛰어난 제구력이 강점인 선수로 커리어 내내 볼넷 허용이 적었다. 구속은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평균 149km/h, 최고 153km/h를 기록했다. 특히 커브의 구위가 위력적이고 싱커의 움직임이 좋아 땅볼 유도 능력도 높다는 평가"라고 설명, 심재학 단장은 "네일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라며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네일은 지난 4일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열린 KT 위즈와 연습경기에서 3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지난 9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도 2이닝 동안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하지만 이날 투구는 아쉬움이 컸다. 네일은 3⅓이닝 동안 투구수 70구,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네일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실점했다. 네일은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스타트, 도루까지 내주며 2사 2루의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 선취점을 헌납했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은 네일은 2회말 볼넷, 3회말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두산 타선을 막아내며 순항을 펼쳤는데, 문제는 4회였다. 그야말로 집중 포격을 맞았다.

네일은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또다시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시작, 후속타자 양석환에게도 2루타를 내줬다. 무사 2, 3루의 실점 위기. 여기서 네일은 후속타자 강승호에게 140km 커터를 공략당해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허경민에게도 안타를 내주는 등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이후 네일은 가까스로 김인태를 좌익수 뜬공으로 묶어내는데 성공,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했으나, 이번에는 박계범에게 안타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KIA는 네일에게 더 이상 마운드를 맡기지 않았다. KIA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김대유를 투입하게 됐는데, 여기서 정수빈과 헨리 라모스가 각각 2타점 적시 2루타를 폭발시켰고, 네일이 남겨두고 내려간 승계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게 됐다. 이로 인해 네일의 자책점은 6점까지 상승했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시범경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151km를 마크했다는 점이었다.

2024년3월14일서울잠실야구장에서진행된'2024KBO리그시범경기'기아-두산의경기. 두산 정수빈이 1회말 2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3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기아-두산의 경기. 두산 라모스가 4회말 2루타를 때리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 시범경기 파죽의 4연승, 단독 1위 사수한 두산

두산은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11일 이번 겨울 새롭게 부임한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에서도 승리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12일 경기의 경우 롯데 새 외국인 빅터 레이예스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갑작스럽게 내린 비의 여파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됐고, 3연승을 유지하게 됐다. 그리고 이날 다시 한번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두산은 1회 시작부터 정수빈의 안타-도루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김재환의 선제 적시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두산은 2~3회 점수를 뽑지 못했으나, 4회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선두타자 김재환의 안타와 양석환의 2루타로 만들어진 무사 2, 3루 찬스에서 강승호가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간격을 3-0으로 벌렸다. 이후 두산은 계속해서 KIA의 마운드를 두들겼다.

두산은 이어지는 1사 2루에서 허경민과 박계범의 안타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정수빈과 라모스가 각각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7-0까지 달아났고, 경기 중반이 되기도 전에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던 KIA가 추격에 나선 것은 경기 중반 이후였다. KIA는 6회초 박찬호의 볼넷과 도루로 마련된 2사 2루에서 김도영이 적시타를 쳐 한 점을 쫓았다. 그리고 7회초 최형우의 볼넷과 대타 서건창의 2루타로 만들어진 1사 2, 3루에서 이창진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점수를 5점 차로 좁혔다. 하지만 더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두산은 '팀 코리아' 합류로 인해 투구수 제한이 걸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선발 곽빈(1⅔이닝)을 시작으로 박신지(1⅓이닝)-이병헌(1이닝)-박정수(1이닝)-김명신(1이닝 1실점)-최종인(1이닝 1실점)-박치국(1이닝)-정철원(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KIA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고,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4연승을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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