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주택 단열 부족에 10년간 7만명 사망…NGO 공동묘지 설치[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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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겨울철 하루 평균 58명이 주택 단열 부족 문제로 숨졌다는 환경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환경단체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이 총리를 맡았던 지난 2013년 정부가 주택 단열에 대한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한 이후로 겨울철 기간동안 매일 평균 58명이 자택 추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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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활동가 “말 그대로 집에서 얼어 죽고 있다”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겨울철 하루 평균 58명이 주택 단열 부족 문제로 숨졌다는 환경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환경단체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이 총리를 맡았던 지난 2013년 정부가 주택 단열에 대한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한 이후로 겨울철 기간동안 매일 평균 58명이 자택 추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사망한 인원은 모두 7만 463명으로 추산된다.
그린피스 영국지부 활동가 폴 모로조는 "겨울철이 오면 매년 수 천 명의 사람들이 말 그대로 집 안에서 얼어 죽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역대 정부는 이 불필요하고 충격적인 인명 손실을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단열 예산을 삭감해 춥고 습하고 통풍이 잘 안 되는 집을 개선할 적절한 계획도 제공하지 않아 이 같은 조용한 공중 보건 위기를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모로조는 "춥고 습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료 빈곤과 생활비 위기를 해결하고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영국 노동당이 이전에는 주택 단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린피스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연간 60억 파운드(약 10조876억8000만원)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하지만 최근 주택 단열을 위한 지출 계획을 70% 이상 축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약속을 다시 복원하길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린피스 영국지부는 이번 보고서 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오전 런던에 있는 국회의사당 인근 왕립 공원에 단열재 보드로 만들어진 수 백 개의 묘비를 세우고 임시 공동묘지를 설치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영국에 있는 주택이 서유럽 국가들 가운데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낮다고 지적한다.
지난 달 발표된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영국에는 약 317만 가구가 연료 빈곤층으로 집계된다.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주택은 건강 악화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NHS(국민보건서비스) 비용에 연간 8억5000만 파운드(약 14조3120억4500만 원) 이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 단열 문제는 영국의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관련 예산안이 대폭 삭감된 지난 2012년 이후부터 꾸준히 주택 단열재 보강을 위한 예산 확대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지난 2019년 발간된 영국 상원도서관 보고서에서도 자국내 주택 단열재 설치율이 2012년 이후부터 크게 떨어졌다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에도 기후변화위원회와 하원 기업, 에너지산업전략위원회는 정부가 주택 단열재 설치량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높은 초기 비용과 개조 작업의 번거로움이 주요 걸림돌로 지적되고 난방비나 전기료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가구는 에너지 효율성 조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공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10여년이 넘도록 해결 방안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에너지 빈곤 퇴치(Fuel Poverty Action) 활동가인 스튜어트 브레더튼은 "차기 정부는 가정에 적합한 안전하고, 무독성이며, 가연성이 없는 단열재를 잘 훈련된 작업자가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주택 보유분을 수리하고 개조하면 더 이상의 인명 손실을 줄이고 수 천 개의 숙련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가구당 에너지 낭비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요금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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