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섭 "늦게 철들어…이제야 자식 소중함 보인다"
배우 백일섭이 자식의 소중함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백일섭의 60년 지기 남진이 함께 했다.
이날 백일섭의 딸 백지은은 임현식의 딸 임금실과 함께 속내를 털어놓았다. 임금실은 “학창 시절 때 가장 바쁘셨던 것 같다. 친하다기보다는 우리 아빤데, 바쁘고 그랬다”라며, 지금과는 달랐던 어린 시절의 부녀 관계를 회상했다. 이에 백지은은 “어디를 가도 백일섭 딸이란 걸 숨겼었다. 입에 오르내리는 게 그렇게 싫었다”라고 사춘기 시절을 회상하며 공감했다. 또, 그는 “지금 이런 상황이 된 건 남편이 만들어준 것이다. 아빠한테 저보다 더 잘한다”라며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아빠하고 나하고’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3.9%를 기록해 뉴스를 제외한 종편 전체 1위를 차지했고, 최고 시청률은 5.0%로 집계됐다.
식사가 준비되자 두 원로 배우는 상다리가 부러질 듯, 한상 가득 차려진 식사를 함께 했다. 임현식은 “이렇게 손님 오셨다고 변하나. 나는 남의 집 온 줄 알았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임현식은 폐암으로 일찍이 세상을 떠난 아내의 임종을 지켰던 일화를 전하며 “당신 원하는 것 다 알고 있으니까 아이들 걱정하지 마라. 한 5분 그러고 있으니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더라”라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이에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남진과 백일섭도 각자 어머니의 임종 순간 비슷한 경험을 했던 일화를 전하며 공감했다. 이어 임현식의 딸 임금실은 “엄마 역할까지 다 해주시면서 더 돈독해졌다”라며, 혼수부터 산후조리원의 음료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었던 아빠의 일화를 전했다. 이에 남진은 “훌륭한 아빠다”라고 칭찬을 더했다. 후에 백일섭은 “어쩌면 이 친구가 나보다 더 현명한지도 모른다”라며 임현식의 부녀관계를 배우고 싶어 했다. 백지은은 “되게 부럽다. 세심하고 꼼꼼한 그런 모습”이라며 부러움을 드러냈다.
또 임현식은 “농약 치다가 너무 들이마셔서 쓰러진 적이 있다. 중환자실에서 일주일을 입원했었다”라며, “주변에 사람이 없었더라면 죽었을지도 모른다”라고 딸과 함께 살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에 백일섭은 “이 딸이 코가 꿴 거다. 아버지 모시는 게”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임금실은 “예전에는 아빠랑 ‘다툰다, 싸운다’는 게 상상이 안 갔다. 요즘은 싸우더라도 아빠가 먼저 말 걸어주신다”라며 돈독한 부녀관계 유지법을 전했다. 전현무는 “남진 선생님도 따님과 많이 싸우시냐”라고 질문을 건넸고, 남진은 “다투는 게 아니라 (딸들이) 한 말씀씩 하신다. 어떨 때는 섭섭할 때가 있다. 내 마음을 몰라주고. 자식 이기는 아빠는 없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전현무는 “영상으로 보면 깔끔하다”라며 다시 남진을 초대하고 싶은 야욕을 드러내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백일섭은 “딸이 셋인데 삐딱한 딸은 없냐”라고 질문을 건넸다. 그러자 임현식은 “진짜 이상하게 없다. 자기들이 알아서 소화를 한다. 사위들도 쉼 없이 주말 중 하루는 장인을 위해 봉사했다”라며 사위 자랑을 늘어놓았다. 또 “장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하고 물어봤다. 그러니까 ‘장인이란 인자하신 존재’라고 답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백일섭은 “지어서 얘기한다”라고 타박했고, 남진도 “사위들이 피곤하겠다”라며 임현식 놀리기에 동참했다. 후에 백지은은 인터뷰에서 “공감대를 찾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다.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 쓸쓸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좋겠다. 너무 부러워하지 않으셨으면”이라며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또다시 말레이시아 이민 이야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임현식은 백일섭의 이민 반대 심정에 공감했다. 하지만 남진은 “말레이시아 가봤냐. 잘사는 나라다. 아이들이 먼저 가서 자리를 잡은 뒤에 백일섭 형님이 휴가 가면 더 좋을 것이다”라며, “겨울은 형님도 가 있는 게 좋다. 나도 그렇게 할 거다. 겨울은 말레이시아!”라고 이민에 적극 찬성했다. 그러자 전현무는 “말레이시아 홍보 대사시다”라며 농담을 건넸다. 한편, 영상 속에서 백일섭은 “내가 철이 늦게 드나 봐. 이제야 자식들이 소중하단 것이 보여. 지금은 외롭지가 않다. 믿어주는 아들, 딸이 있다는 게 좋다”라고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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