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넷플에 K-콘텐츠만 있는거 아니었다! 기대작 '삼체' 직접보니 "긴장하자 K"
삼체? 세 몸? '3 Body Problem' 한자적인 제목이라 생각했는데 이 이야기는 중국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였다. 로그라인은 간단했다. "1960년대 중국. 한 젊은 여성이 내린 운명적 결정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현재의 유수 과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자연의 법칙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전직 동료 사이인 다섯 인물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위협을 맞닥뜨리는데."라는 것. 3회까지만 프리뷰 했지만 이 방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간단한 로그라인으로 축약하다니 대단한데?
1960년대의 중국은 대단히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한 젊은 여성이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며 살아 남아 과학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다. 무려 60년 전의 일과 지금 시대의 이야기가 교체되며 펼져친다. 현재는 런던의 옥스포드 대학에서 각 분야의 최고라는 소리를 듣는 젊은 과학자들이 이야기가 진행된다. 현재의 과학자들에게는 지금까지의 과학, 물리학이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모든 가설이 갑작스레 신뢰할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것도 혼란스러운데 동시에 과학자들의 사망 사건도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찾느라 집중하며 보는데 이제 이야기는 현재의 과학자들에게 의문의 VR게임기가 전달되고 이들은 이 VR게임을 통해 우주와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 자연스레 3회 만에 이 이야기는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적 차원과 지금 우리가 사는 땅-지구-태양계-그 너머라는 공간적 차원으로까지 확장된다.
지금껏 봐 왔던 SF와는 다르다. 비주얼, 사운드적으로는 동양적인 요소가 엄청 많이 깔려 있고(그렇다고 유치찬란하게 '봐라 봐, 이게 동양의 상징이다'라고 도배하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 한차원 더 깊에 근원을 찾아가 그걸 노출하는 수준이다.) 우주, 미래를 상징하는 소품들의 디자인은 깔끔하고 세련되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이야기의 소재다. 일반 시청자들이라면 거리감을 느낄 과학적 시각에서 접근을 했다는 것. 그런데 그 어려운 과학을 일반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환경으로 풀어내었다. 최대 출력으로 우주에 통신을 쏘아 보내면 조류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최대 출력의 전기를 뽑아내기 위해 나무를 모두 뽑아 전력발전에 쓴다면 그로 파생되는 생태계 변화는 어떻게 되는지, 나노 섬유를 활용한 첨단 기술이 앞으로 우리 지구의 생태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기후 변화가 급속하게 되면 인류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를 비주얼적으로 단적이고 쉽게 보여준다. 아마도 이런 소재이기때문에 원작 소설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이 원작을 시리즈화 해야겠다 결심했겠지만. 그래서 이 작품이 굉장하고 의미있고 이 시점에 꼭 봐야 할 가치가 있게 되는 것.
이 시리즈는 에미상을 수상한 HBO의 시리즈 '왕좌의 게임'을 만든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D.B. 와이스가 다시 한번 쇼러너로 참여했다.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하며 SF거장으로 불리는 중국 류츠신 작가의 원작 소설 '삼체-지구의 과거' 3부작을 읽은 이들은 중국 역사에 뿌리를 둔 이야기임에도 작품의 범위와 사이즈가 크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그럼에도 이들은 이 대단한 원작을 뛰어넘는 각색을 시도했다. 그래서 중국과 영국을 배경으로 확장시켰고 원작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이 중국인이었지만 글로벌한 인물들, 그중에 지구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겪었던 인물까지 배치하여 새로운 주인공으로 변화시켰다. 다방면의 각색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기본 분위기를 끌고 올수 있었던 건 시리즈의 1,2화를 증국상 감독을 기용해 문화대혁명 시대의 중국 분위기를 실감나게 연출해 낸 공이 크다. 문화 역사적 배경을 잘 알고 그곳에서 자란 연출자였기에 가상의 세계관이었지만 현실성과 균형을 이루며 힘 있게 시청자들을 잡아 당길수 있었던 것.
이 방대해보이는 작품은 의외로 9개월만에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영국에서 대부분 촬영을 하고 스페인 바다호스, 뉴욕 유엔 본부,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등에서도 일부 촬영을 했다는데 현실적인 미스터리 요소와 가상 현실적 배경이라는 대조되는 요소를 위해 증국상 감독 외에도 3명의 감독을 더 섭외해 회차별 연출을 맡겼다고.
'삼체'의 세계관이 독특하니만큼 미술도 볼만한 요소 중 하나다. 1960년대 중국의 장소, 특히 홍안기지의 분위기와 현실감도 대단하고 옥스포드의 실험실, 가상 게임에서 보여지는 사막 속의 장소, 급속히 수분이 증발해 가죽만 남는 시체 등 보여지는 모든 장면들이 신기하고 독특하다.
그 동안 넷플릭스에서 2주에 한번 꼴로 쏟아지는 K-콘텐츠 때문에 넷플릭스에는 K콘텐츠 말고는 볼게 없다고 생각했던 시청자라면 이번 기회에 다른 나라의 좋은 콘텐츠도 찾아보는 즐거움을 느낄수 있을 것.
솔직히 중국의 과학기술 성장과 함께 원작 소설 분야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세계관을 펼쳐낸다는 부분에서는 질투심이 생기기도 한다. 몇 년 동안 K-콘텐츠의 우수성과 세계성에 취해 있었지만 근래 선보이는 넷플릭스 K-시리즈에 실망을 하며 이대로 가다간 위기가 오겠다는 긴장도 하고 있던 터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시리즈다. 빨리 전체 이야기를 다 확인해보고 싶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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