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에 '밸류업' 반영…'큰손' 움직여 기업가치 제고

안하늘 2024. 3. 14. 1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의 행동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을 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이 증시 부양을 위해 참고한 일본의 사례도 일본공적연금(GPIF) 등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운용 기관의 책임을 강조하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여러 차례 개정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발간 후 첫 개정
'기업가치 향상 점검' 내용 추가
기관의 '경영권 흔들기' 우려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의 행동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을 담기로 했다. 우리 주식시장의 '큰손'들을 움직여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포석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논의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는 것은 2017년 발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타인의 자산을 운용하는 수탁자로서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행동 지침이다. 현재 국민연금 등 연기금 4곳을 포함해 은행·보험·기관 등 222곳이 참여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스튜어드십 코드에서 정한 일곱 가지 세부 원칙을 모두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일부 원칙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 사유와 대안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번 개정으로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추가된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은 투자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나 이행 여부를 요구하는 등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디스카운트) 극복을 위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강제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를 통해 보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증시 부양을 위해 참고한 일본의 사례도 일본공적연금(GPIF) 등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운용 기관의 책임을 강조하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여러 차례 개정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했다.

하지만 기업 경영에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행동주의펀드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세우면서 '경영권 흔들기'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기관투자자라고 모든 투자 기업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는데,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간섭할 여지만 커졌다"며 "특히 정부가 행동주의펀드들이 악용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면서 불필요한 비용이 들어갈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