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집은 여성 대법관 [나는 역사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33년 3월15일에 태어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공부 같은 건 하지 않고 파티나 쫓아다닌다는 인상을 주는 편이 나았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 화장실에서 공부를 했다." 긴즈버그의 회고다.
로스쿨 교수가 되고 나서 둘째를 임신했다.
"새 계약서를 손에 넣고 나서야" 임신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33년 3월15일에 태어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에 들어갔지만 1950년대는 똑똑한 여학생이 환영받지 않던 시절이었다. “공부 같은 건 하지 않고 파티나 쫓아다닌다는 인상을 주는 편이 나았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 화장실에서 공부를 했다.” 긴즈버그의 회고다.
첫째 아이를 키우며 로스쿨을 다녔다. 컬럼비아 대학 로스쿨을 공동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그를 받아주는 로펌이 없었다. 유대인인데다 아이가 딸린 엄마였기 때문이다. “이력서를 보니 네살짜리 딸이 있더군요. 이 학생을 믿을 수 있겠어요?” 지도교수는 대답했다. “일단 기회를 주십시오. 일을 못한다 싶으면 대신 남자 동급생을 보내겠습니다.” 이렇게 재판 연구원 자리를 얻었다.
로스쿨 교수가 되고 나서 둘째를 임신했다. “임신한 사실을 알리면 교수로 재계약을 못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한 사이즈 큰 시어머니의 옷을 빌려 입고” 일했다. “새 계약서를 손에 넣고 나서야” 임신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렸다.
아이 학교에서 엄마를 찾는다며 자주 전화했다. 긴즈버그는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이 아이에게는 부모가 두명 있어요. 전화를 번갈아 해주세요.” 그 뒤로 전화가 부쩍 줄었다. “여자보다는 직장에 있는 남자를 전화로 호출하는 게 더 불편했던 것은 분명하다.”
민주당 빌 클린턴이 대통령을 하던 때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사가 되었다. 그 자신 마이너리티로 살았기 때문일까. 긴즈버그는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판례를 여럿 남겼다.
2020년 미국 대선을 두달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공화당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될지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이 새로 당선될지 확실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후임 지명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여론은 “선거가 끝나고 다음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해야 한다”는 쪽. 그러나 임기 막바지의 트럼프는 여론을 뒤집고 우파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그의 후임을 채웠다. 진보적인 긴즈버그의 후임으로 보수적인 에이미 코니 배럿이 대법원 판사가 되어, 미국 시민 사회가 긴장했다.
김태권 만화가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정봉주 정리한 민주당, 전략공천 검토…차점자 박용진은?
- ‘5·18 망언’ 도태우 공천 취소…국힘 “국민 눈높이 엄정 조치”
- “MBC 잘 들어”…황상무 대통령실 수석, ‘기자 겨냥 회칼테러’ 언급
- ‘런종섭’ 된 이종섭 리스크…정권심판론 커질까 국힘도 ‘술렁’
- ‘음주 사망사고’ 의협 간부 “달 가리키는데 손톱 때 공격 부당”
- 한미 연합훈련 현장서 ‘술판’…정신 나간 육군 간부들
- 20차례 민생토론회 호남 처음 갔다…윤 대통령 “한국형 아우토반”
- 의대증원 80% ‘비수도권’ 가닥…최대 40% 지역인재 뽑는다
- 초고령 사회 앞둔 한국인들 “64살에 퇴직하고 싶지만 현실은…”
- 프랑스에서 연락 끊긴 한인 청년, 현지 괴한 무차별 폭행에 중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