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합리적 우려' 두둔 속…한중 북핵 당국자 2년 만에 대면

'한반도 안정 中이익에도 부합' 강조·'건설적 역할' 요청했을 듯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중 북핵 문제 당국자가 2년 만에 대면 협의를 가져 주목된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준일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동북아 안보 문제에 관한 제10차 체르마트 라운드테이블' 참석을 계기로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면담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라고만 설명했다.

이 단장은 정부의 북핵 차석대표이지만 최근 김건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국민의힘에 영입되면서 북핵수석대표 대행을 맡고 있다.

류샤오밍 대표는 중국의 북핵수석대표다.

한중 북핵 대표가 대면협의를 가진 건 약 2년 전인 지난 2022년 5월이 마지막으로 당시 류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이뤄졌다.

류 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김 전 본부장과 화상협의와 전화통화만 했고,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이 단장은 이번에 류 대표를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장은 류 대표에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라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강조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한중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 등을 언급했을 수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해법으로 대화와 협상 재개를 언급하며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합리적 우려'라는 표현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야기해 북한이 '자위권' 차원에서 탄도미사일 등을 개발한다는 뜻으로, 북측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이 단장은 체르마트 라운드테이블에서 기조 발언을 통해 한반도 긴장 조성의 책임이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각종 도발과 위협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에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북한의 불법행위를 통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 차단 필요성과 북러 군사협력이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도 설명했다.

체르마트 라은드 테이블은 지난 2012년 출범한 1.5트랙(반민반관) 협의체다. 스위스 외교부 및 제네바안보정책센터(GCSP) 주최로 매년 회의를 열고 있다.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외부에 알리지 않는 '채텀하우스'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ntiger@news1.kr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