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다"…엄마의 반찬, 잔소리, 그리고 표정

정수영 기자 2024. 3. 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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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70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40대 아들의 이야기다.

그 누구보다 억세고 단단했으나 유방암에 이어 자궁암 진단까지 받은 뒤 "작고 무른 노인"이 된 엄마를 저자는 세밀하게 기록한다.

이 책은 4기 말,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으나 암이 너무 퍼져 다시 배를 닫아야 했던 순간, 암이 잠시 줄어들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던 시기, 호스피스에서 천천히 숨을 멈추던 시간, 그리고 엄마가 떠나간 뒤 남겨진 것들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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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수오서재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이 책은 70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40대 아들의 이야기다. 그 누구보다 억세고 단단했으나 유방암에 이어 자궁암 진단까지 받은 뒤 "작고 무른 노인"이 된 엄마를 저자는 세밀하게 기록한다.

이 책은 4기 말,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으나 암이 너무 퍼져 다시 배를 닫아야 했던 순간, 암이 잠시 줄어들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던 시기, 호스피스에서 천천히 숨을 멈추던 시간, 그리고 엄마가 떠나간 뒤 남겨진 것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엄마의 암 투병이 시작된 후에야 비로소 그의 삶이 보였다고 고백한다.

시골집에서 탈출해 서울로 식모살이 가는 게 꿈이었던 소녀, 하루 스무 시간 쉬지 않고 풍선을 불던 여공, 장롱 하나를 마련하지 못해 눈칫밥을 먹던 새댁, 정작 자신의 보험금은 아까워 쓰지 못했던 보험회사 직원.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엄마의 삶이었다.

저자는 삶과 죽음의 위태로운 경계에서도 엄마와 함께 보낸 소소한 행복의 순간도 담았다. 한강에서 산책하며 춤을 추고, 나란히 병실에 누워 과거와 미래를 그렸다. 그렇게 가장 불행한 시간은 동시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됐다.

저자는 말한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들이 일관되게 말하는 게 있다. 우리는 무지하고 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 사랑하는 이의 등을 쓰다듬을 시간은, 눈을 들여다보고 같이 웃고 울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

◇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양정훈 글/ 수오서재/ 1만 7000원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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